인수 과정서 차입금 부담 늘어…신용등급 '부정적'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지난달 29일 웅진그룹은 코웨이를 깜짝 인수했다.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부터 1635만8712만주의 코웨이 주식을 1조6849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웅진은 지난 2012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회생채권 등을 갚기 위해 MBK파트너스에 코웨이를 매각했었다. 6년 만에 다시 찾아온 셈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웅진과 코웨이가 합쳐지면 판매인력만 3만여명이 되는 등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며 "(렌털분야는)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일이고 제일 잘 아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대보다는 웅진그룹의 재무상황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코웨이 편입으로 그룹 전반의 사업포트폴리오가 확대되는 것은 맞지만, 주력자회사인 웅진씽크빅의 채무 부담이 너무 커졌다.

웅진씽크빅은 인수자금의 약 55%에 해당하는 약 9300억원을 인수대상인 코웨이 주식 담보 대출로 마련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약 3800억원을 조달하고, 자체 보유 현금(640억원)에 유상증자(1200억원)·최대주주 출자(약 2000억원)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웅진씽크빅이 예정대로 약 34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더라도 인수대금의 약 78%를 차입으로 충당하는 구조인 셈. 당장 빚 갚을 걱정부터 해야 한다. 

웅진씽크빅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지난 6월 말 각각 74.4%와 16.9%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코웨이 인수 마무리 이후에는 각각 246.9%, 64.8%로 크게 증가한다.

물론 코웨이의 배당으로 인수 금융과 재무적 투자 약정에 대한 이자비용은 낼 수 있지만, 인수금융의 원금 상환여력은 크지 않다.

여기에 9000억원 이상의 인수금융을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조달한 것도 불안요소다. 시장 상황에 따라 리스크가 그룹에 전이될 수 있다.

신용등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신용평가는 코웨이 인수가 웅진그룹의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그룹 전반의 외형이 확대되고 사업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지만, 지배력의 한계로 인해 중단기적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대규모 차입금 조달로 주력 자회사인 웅진씽크빅의 재무상태가 저하되고, 지주사 웅진의 구조적 후순위성 심화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른 회계사 역시 "승자의 저주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며 "인수 과정에서 조달한 자금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웨이

한편 코웨이 역시 새로운 대주주에 대한 기대보다 불신이 더 크다. 8만원대던 주가는 6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웅진씽크빅에 인수된 후 전개될 경영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로열티 등 비용 증가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 이탈이 본격화했다.

지난 2012년에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코웨이는 그동안 가파른 매출 성장과 마진 개선 추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웅진그룹에 편입되면 성장전략이 달라져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MBK에 피인수 전 코웨이의 2012년 연결 영업이익률은 11.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률은 18.8%에 달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웅진그룹의 전략 방향이 구체적으로 나타난 상황은 아니나, 코웨이가 독립한 이후 크게 성장했던 경험은 웅진그룹 내에 있었을 때의 성장 전략이 적절하지 못했음을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코웨이가 웅진에 피인수될 경우 불확실성은 수익성"이라며 "브랜드 로열티 뿐만 아니라 그룹 내 신규 투자나, 계열사 간 계약에 의해 경영 효율성과 현금흐름이 훼손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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