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부진·환율·리콜비용'에 영업익 4분의 1로 '급감'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한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현대자동차가 올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4분의 1로 급감했다. 판매 부진에 환율, 리콜 비용까지 삼재(三災)가 터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3분기에 매출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76%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1.2%로 3.8%포인트 떨어졌다.

당초 국내 21개 증권사가 예상한 3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 평균치는 9251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1조2040억원)는 물론 현대차가 2010년 IFRS(국제 회계 기준)를 도입한 이래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현대차 쇼크에 주식시장도 '패닉'이다. 전날 현대차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은 하루에만 3조6573억원이 증발했다.

차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팔았는데 남는 돈이 4분의 1로 줄어든 것은 삼재 판매 부진과 환율, 리콜비용의 삼재 탓이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에 시달린 데다 원화 강세와 신흥국 통화 약세가 겹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중국 시장의 판매가 아쉽다. 2016년 114만대를 팔았지만, 지난해에는 78만대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의 에어백 리콜(결함 시정)에 들어갈 비용 5000억원까지 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현대차는 "SUV 신차 판매 호조에도 환율 악화로 자동차 매출이 감소했다"며 "품질비용 발생 및 신흥국 통화 약세로 자동차 이익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2014년 8.5%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이 매년 1% 이상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원가도 84.9%로, 전성기 시절(74%)에 비하면 10%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자동차 만드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남는 이익이 줄어드는 셈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후 지속된 품질비용 증가, 높은 글로벌 재고, 중국 실적 부진을 고려할 때 영업현금흐름 개선은 지연될 전망"이라며 "영업 현금 흐름 개선을 가져올 방법은 재고 축소가 유일한데, 국내 공장 가동률을 낮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망도 불투명하다. 4분기에 미국 엔진관련 청문회 결과에 따라 추가 리콜 충당금이 설정될 수도 있다. 여기에 글로벌 3대시장인 미국과 유럽, 중국의 수요 회복도 여전히 더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품질 관련 비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만큼 4분기 이후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면서도 "판매부진을 해소하고, 영업이익률을 높이지 못하면 앞으로도 부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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