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IT 부진에 휴가철까지 겹쳐 거래 위축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약 20년 만의 최저로 추락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은 123조6549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대금(151조5378억원)의 81.6%에 그쳤다. 이 비중은 1999년 3월(77.7%) 이후 19년 4개월 만의 최저치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 비중은 2001년 3월 96.7%로 정점을 찍고서 완만하게 줄어왔지만 지난해 3월에도 90.0%에 달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펼쳐왔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은 '개미'로도 불리는 개인 주식 투자자의 주요 활동 무대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4월 87.0%, 5월 84.2%, 6월 83.8%, 7월 81.6% 등 비중 하락 속도가 조금 더 가팔라졌다. 이처럼 개인 거래 비중이 줄어들다 보니 상대적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거래 비중은 다소 높아졌다.

코스닥시장에서 지난해 말 7.2% 수준이던 외국인 거래 비중은 지난달 말에 11.2%로 높아졌고 기관의 거래 비중은 같은 기간 4.7%에서 6.2%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외국인과 기관의 거래 규모가 커져서가 아니다.

최근 몇 달간 개인, 외국인, 기관 모두 거래대금은 줄었고 이 가운데 개인의 거래대금이 상대적으로 더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6000억원 수준으로 전월보다 30% 넘게 줄었다. 올해 최고치인 4월(11조2853억원)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이에 비해 지난달 외국인과 기관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7697억원과 4278억원으로 4월보다 23.5%, 17.2% 감소한 수준이다. 즉, 개미가 외국인과 기관보다 코스닥시장에서 더 많이 이탈했다는 의미다.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말 798.42에서 지난달 말 775.52로 2.9% 내렸다. 코스닥시장에 작년 말 투자한 개미라면 수익은커녕 오히려 원금을 까먹고 손실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올해 코스닥이 이처럼 매력 없는 시장으로 추락한 것은 양대 축으로 꼽히는 바이오와 정보기술(IT)의 부진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바이오주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둘러싼 논란이 3개월가량 지속하며 크게 요동쳤다. 게다가 금융감독원이 올해 초 바이오 기업을 상대로 테마감리에 착수해 오는 3분기 중 결과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또 IT 종목들은 반도체 업황의 정점 통과 논란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라는 점도 개인 거래에 부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 8월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6283억원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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