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공급 과잉으로 글로벌 타이어 시장 포화

한국타이어 미국 테네시 공장

한국타이어가 중국의 물량 공세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 글로벌 과잉 공급으로 판매가 주춤하면서 실적이 추락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7055억27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6668억8400만원)보다 2.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32억8500만원으로 10.5% 줄었다. 증권사 추정치(1984억원)를 밑도는 실적이다. 

한국타이어는 연결 매출 전망도 7조4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낮추고, 영업이익은 1조200억원에서 82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서 한국타이어 주가는 지난 3일 기준, 연초보다 20% 가까이 하락했다.

한국타이어는 "주요 지역은 안정적인 판매 성장을 보였으나, 내수와 중동아태 지역의 판매가 부진했다"며 "상반기 내수 판매 부진과 북미 시장 수요 둔화로 글로벌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미국 테네시 공장이 안정화하고, 내수 판매가 살아나면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회복할 것으로 예측했다. 테네시 공장은 한국타이어가 생산 거점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에 설립한 공장으로, 현재 1단계 건립이 완료된 상태다. 한국타이어와 일부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4분기부터 테네시 공장이 손익 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국내와 미국 판매가 살아나면 실적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국내의 부진으로 이익증가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 중"이라면서도 "하반기 이익 회복에 대한 가시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타이어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조적 문제로 한국타이어의 반등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글로벌 타이어 시장이 공급 과잉이기 때문이다.

타이어 산업 전문기관인 LMC(London Management Consulting)에 따르면 글로벌 타이어 시장은 총 생산이 총 판매보다 높은 상황이 11년째 지속되고 있다.

중국 업체의 공급 과잉이 발단이다. 특히 중국 타이어 적자 업체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구조조정에는 소극적이다. 연간 3억5000만본의 소매수요가 있는 중국 시장은 지난해 1억5000만본의 신규재고가 누적됐다.

문제는 중국의 공급과잉이 국내와 미국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은 12년째 성장 정체국면에 빠져있지만, 수입산 타이어 성장률은 2015년 이후 매년 20~30%에 달한다. 

미국 시장도 중국 업체의 직접 진출로 26개월 연속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상황이다. 

앞으로도 공급과잉이 이어지면 한국타이어도 실적 개선은 어렵다는 평이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공급과잉이 국내와 미국 시장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한국타이어의 매출 성장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적 공급과잉에 따른 주요 시장의 경쟁 심화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한 회계사도 "글로벌 시장이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한국타이어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중국업체의 물량 공세가 이어지는 한 한국타이어의 반등은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