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수감 중에도 한·일 롯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반면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신동빈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다섯번째 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이번 대결을 통해 신 회장이 구속수감 중임에도 주주들의 신뢰가 굳건하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29일 일본롯데홀딩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도쿄 본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상정한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과 본인의 이사 선임,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의 해임 건등이 모두 부결됐다.

신동빈 회장은 주총 참석을 위해 한국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지만, 전날까지 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한 롯데 비상경영위원회는 신 회장의 뜻을 담은 서신을 가지고 일본롯데홀딩스 경영진을 만났다.

현재 신 회장은 구속수감 중인 상태다.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자진 사임했지만,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번 정기 주총을 앞두고 신 회장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정기주총에 참석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져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기회가 찾아왔다는 설명이다.

예상대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강경하게 밀어붙였다. 그는 신동빈 회장이 위법 행위로 롯데에 혼란을 초래해 신뢰도를 훼손시켰다며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신동빈 회장의 압승이었다. 주주들의 신뢰 덕분이었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미도리상사·롯데그린서비스·패밀리 등 관계사(20.1%) △투자회사 LSI(10.7%) △가족 및 기타(7.1%) △임원지주회(6.0%) △신동빈(4.0%) △신동주(1.6%) △신격호(0.4%) △롯데재단(0.2%) 등이다.

이중 신동주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광윤사를 제외한 종업원지주회, 관계사, 임원지주회 등이 신동빈 회장의 우호세력이다. 이들 지분율만 합해도 53.9%로 과반을 넘어 광윤사와 본인 지분을 합해 29.7%로 채 30%를 넘지 못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을 압도한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일본 주주들의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신 회장이 옥중에서도 승리한 만큼 당분간 분위기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부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해 일본롯데 주주들이 다시 한 번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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