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유통 블록체인 시스템으로 추적..짝퉁 방지 등 효과

사진출처=픽사베이

블록체인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기반 기술이다. 작은 데이터 덩어리인 블록이 죽 연결되는 형태로 보안성이 뛰어나 금융을 넘어 제조업과 농업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동아시아의 신흥 경제국 베트남도 블록체인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농업기업이 의미 있는 시도를 시작했다. 베트남 남부 메콩강 삼각주 지역의 동타프 주(州)를 기반으로 망고 농장을 운영하는 '미 쑤엉(My Xuong)'은 최근 망고 유통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망고의 생산부터 저장,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해 제품 이동 과정을 쉽게 추적하고 '짝퉁(가짜 제품)'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캣 추(Cat Chu)'라는 상표로 망고를 수출하는 미 쑤엉이 브랜드를 도용한 가짜 제품으로 탓에 피해가 커지자 새로운 망고 유통 추적 기술을 도입한 것이다. 미 쑤엉의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은 2015년 호치민에 설립된 신생 블록체인 기업 인피니티 블록체인 랩스(IBL)이 맡았다.

시스템 작동 방식은 이렇다. 농부들이 망고를 수확해 공장에서 세척하고 말린 후 수확시기, 무게 등 해당 망고의 모든 정보를 담은 QR코드를 부착한다. 고객들은 QR코드 검색만으로 망고가 언제 수확됐고, 어떤 종류인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어떤 유통 과정을 거쳐 내 손에 들어왔는지도 알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해당 정보가 교란될 가능성을 차단한다. 일단 블록체인에 정보가 올라가면 임의로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짝퉁 제품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그동안 베트남 경제의 고속성장을 이끈 한 축인 베트남 농업이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도 농업 첨단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응웬쑤언푹 베트남 총리가 지난해 새해 첫 공식 일정으로 빈그룹 자회사인 빈에코의 하이테크 농장을 방문했을 정도다. 각 도시 및 지방정부도 하이테크 농업 분야의 투자 유치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벨기에, 네덜란드 등 세계 농업 선진국들도 베트남 농업 부문 투자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한국의 농업 기업과 정보기술(IT) 기업도 업그레이드 중인 베트남 농업을 주목한다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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