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2013 긴축발작으로 대비...중앙銀 신뢰도 상승"

미국에 이어 유럽이 긴축대열에 동참한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이머징은 불안하기만 하다. 좀 더 안정적인 선진국들이 금리 정상화에 시동을 걸면 값싼 유동성이 이머징에서 선진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이머징이 불안한 것은 아니다. 아시아 이머징시장의 경우 동유럽, 남미에 비해서 나은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평가했다. 

특히 지난 201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부양 축소 신호를 보내면서 발생한 '긴축 발작'(taper tantrum) 이후 아시아의 이머징이 내성을 키우는 조치들을 내놨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러한 조치들 덕분에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신뢰도가 높아졌다. 

실제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에 따라 행동에 나섰다. 지난주 인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6%에서 6.25%로 4년 만에 처음으로 올렸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지난달 2주도 안 되는 기간동안 금리를 2차례나 올렸다. 루피아의 급락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BNP파리바자산운용의 카란 탈와르 이머징채권투자 스페셜리스트는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선거를 앞두고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보다는 인플레이션이 오를 때 금리를 올리면서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이머징에서 약점으로 거론됐던 인플레이션과 경상수지 같은 약점들도 개선되면서 장기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에릭 왕 피델리티인터내셔널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변부 달러가 아시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이머징의 매력도 높은 것은 중국과 같은 지역 투자자들도 한몫한다. 왕 피델리티 매니저는 "많은 아시아 투자자들이 아시아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관광객 투자자'가 많은 남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라고 말했다. 

올봄 이머징 불안의 진앙지에 속하는 아르헨티나와 터키 같은 지역에서는 아시아 이머징의 조치들은 없었다고 WSJ는 지적했다. 

터키중앙은행도 지난주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단순히 사상 최저로 추락한 리라화의 반등만을 불러왔다. 시장 참여자들은 터키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높은 금리를 반대하고 있으며 오는 6월 24일 총선에서 승리하면 통화정책에 대한 영향력을 더 키우고 싶다는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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