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빅데이터 주력..간편 결제·송금도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영업을 시작한다. 30일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업무설명회를 통해 "물적·인적시스템을 구분해 본인가를 받게 된다. 본인가를 받으면 6개월 내 사업을 개시해야 하는데 그 시기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비슷한 수익모델을 내세우고 있다. 두 곳 모두 빅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를 바탕으로 시중 은행에서 외면한 중금리 금융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은행과 제2금융권 대출의 중간 지대인 10%대 중금리 시장이 빅데이터를 발판으로 새롭게 열린다. 간편 결제·송금 등을 통해 기존 시중은행이 취급하지 않는 틈새시장 공략도 동시에 선언했다.

◇ 카카오뱅크, 카카오톡 SNS 데이터 내세워
카카오뱅크는 '내 손안의 은행'을 목표로 한다. 특히 국민 97%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통해 이어주고 넓혀주고 나눠주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측은 '연결', '확장', '나눔'을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금융소비자의 금융기회를 넓히고, 고객에게 혜택을 나눠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3800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은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무기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과 온라인 활동 빅데이터를 적용한 신용평가시스템 '카카오스코어'로 중금리 대출 시장을 열겠다는 포부다.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기반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고객의 문의를 해결해주는 상담 로봇 '카카오 금융봇' 서비스도 제공된다.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포털 다음 검색, 카카오 샵(#) 검색 등 다음과 카카오에서 발생하는 이용자 활동 정보를 수집해 맞춤 상품 추천과 금리 제공에 적용할 계획이다.
'앱투앱결제 방식' 등을 도입해 간편 지급결제 시스템도 바꾼다. 이는 판매자와 고객을 직접 연결한 구조로 밴(VAN)이나 카드사 등의 수수료를 배제하기 때문에 가맹점 수수료를 대폭 인하할 수 있다고 카카오뱅크 측은 설명했다.
또 카카오톡과 연동해 계좌번호 없이 카톡 아이디만으로 송금할 수 있는 간편 송금 서비스도 출시된다. 공과금 또한 카카오톡으로 청구받고, 납부하는 방식으로 꾸려진다.
◇ K뱅크, 제휴사와 구축한 정보가 강점
K뱅크는 예비 인가 참가 단계부터 빅데이터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K뱅크의 주요 사업모델도 빅데이터 기반의 중금리 대출이다.
K뱅크는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 등 연 29% 이상 고금리를 이용하는 고객군을 빅데이터로 분석할 계획이다. 부실 가능성이 낮은 고객을 발굴해 10%대 중금리 신용 대출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통신정보, 결제정보, 유통정보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K뱅크는 KT 상품 정보(3000만명), BC카드 고객(2600만명), 가맹점 정보(265만곳) 등 KT그룹의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주주사를 포함하면 약 2억명에 달하는 고객정보와 연 68억건 결제정보를 활용 가능하다.
또한 K뱅크는 KT가 보유한 유무선 통신망을 폭넓게 이용한다. 소상공인 대부분이 KT 유선전화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자영업 대상의 금융 상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오프라인 점포는 없지만 KT공중전화, KT 휴대폰 대리점, 우리은행 지점 등 1만4000여개 제휴사 오프라인 채널을 영업기반으로 삼을 방침이다.
K뱅크는 24시간 동안 무인점포를 개설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동네 ATM'이라는 이름이 붙은 무인점포는 GS리테일이 보유한 GS25 편의점 1만여개, 우리은행 ATM 7000여개, KT 공중전화 부스 1000여개에 개설된다. 무인점포에서는 다양한 인증과 계좌개설, 소액대출 등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예금과 통신이 결합된 데이터 무료서비스나, 올레TV VOD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한편 지난 29일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K뱅크는 인적·물적 요건을 갖춰 개별적으로 본인가를 신청하게 될 예정이다. 이후 금융위원회는 관련 법령 검토와 금융감독원 확인 과정을 거쳐 본인가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