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 MG손해보험, 동양생명 등 매각 대상으로 거론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는 보험사들이 늘고 있다.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회자되는 보험사로는 ING생명을 포함해 MG손해보험, KDB생명보험, 동양생명, ABL생명 등이 있다. 보험사 M&A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의 선택지는 많아진 셈이다. 하지만 매력도에 대한 업계 평가는 갈린다. 회사별로 재무상태 등이 달라 쉽게 주인을 찾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 ING생명 매각, 몸값이 변수

ING생명은 인수에 나설 만한 가장 매력적인 보험사로 일컬어진다. ING생명은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최근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ING생명의 자산은 31조4500억원 규모로, 생보사 5위 수준이다. 지급여력비율(RBC)은 455.30%로 생보사 중 가장 높아 인수를 하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시너지를 기대해 봄직하다. 단 비싼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ING생명의 잠정 매각가는 2조6000억원~3조원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ING생명 인수의 유력한 후보로는 KB금융이 손꼽힌다. 김기환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ING생명도 잠재 인수 타깃 중 하나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으나 업계는 의례적인 수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 때 LIG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을 맡았던 허정수 KB국민은행 부행장을 KB생명보험 사장으로 선임했다. KB금융이 본격적으로 생명보험 인수에 착수한 신호로 읽히는 배경이다.

KB금융은 앞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로 톡톡히 재미 또한 본 바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KB손해보험의 순이익 3303억원과 공개 매수로 KB손해보험 지분 100% 취득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1210억원이 더해지면서 신한금융을 제치고 1위 금융그룹이라는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게다가 KB금융은 2012년에 ING생명을 인수하려다가 마지막에 무산된 전력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현재 기업공개(IPO) 및 배당 등으로 과거 회사 인수자금을 대부분 회수한 대주주 MBK파트너스로선 ING생명 매각을 내년으로 미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ING생명 관계자는 "매각 얘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알려진 내용은 없다"고 답변했다.

◇ 떠오르는 동양생명..신한금융 품으로?

금융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을 위탁 경영 중인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최근 해외 계열사 매각을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매각설이 흘러나왔다. 안방보험은 지난 2015년 동양생명과 2016년 ABL생명을 인수한 이후 유상증자 등 '차이나머니'를 무기로 회사 가치를 높여왔다.

실제 동양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30조2737억원의 업계 7위 생보사로 우뚝 섰다. 순익 1844억원, RBC 211.25%로 ING생명 시장 인수가를 고려할 때 매력도가 충분한 상황이다. 15일 동양생명은 주식시장에서 7430원에 거래를 마감해 총 1조1989억원의 시가총액을 나타냈다. 안방 지분율 75% 등을 감안할 때 매각가는 1조200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업계에서는 KB금융의 ING생명 인수 가능성이 커지면서 동양생명의 주인은 신한금융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은 신한생명이라는 중견 생보사를 가지고 있다. 비슷한 규모인 ING생명을 인수할 동기가 약하다. 신한생명과 ING생명을 합치더라도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의 아성에 도전하기는 어렵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ING생명의 인수가가 2조원을 넘어서는 점도 부담이다. 인수 후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관례를 고려하면 인수에 들어가는 자금이 4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ING생명과 협상을 해봐야 하겠지만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너무 높은 상황"이라며 "동양생명이 시장 매물로 나올 경우 새 판을 짜기 위한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동양생명은 "현재 안방보험을 위탁경영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안방보험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진행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 MG손해보험 적기시정조치..'매각 난항'

앞서 언급된 보험사들과 달리 MG손해보험의 경우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지 않다. MG손해보험은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손을 놓고 있어 매각 과정이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해보험 지분 93.93%를 보유한 사모펀드(PEF)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로 사실상 대주주로 여겨진다. MG손해보험의 최대 주주인 자베스파트너스는 자베즈제2호유한회를 통해 2013년 MG손해보험을 인수했다.

앞서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해보험의 RBC가 100% 밑으로 떨어지자 유상증자를 거부했고 대주단은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 MG손해보험은 당기순손실이 지난 2015년 489억원까지 늘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해 개별 재무제표 기준 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3조4000억원 규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 매각을 주관하는 KB증권에는 현재까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만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JKL파트너스는 IS동서 계열사인 IS건설이 지분 약 46%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전문회사다. 추가로 세 곳의 인수희망자가 인수의향서 제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미지수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에 대해 이르면 16일 적기시정조치를 내리기로 하면서 인수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MG손해보험 인수금액은 1700억원선으로 알려졌지만 당장 RBC를 10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500억원~600억원이 필요하다. 업계에서 정상으로 받아들여지는 RBC인 150%를 넘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이 들어간다. MG손해보험 매각과 관련해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는 간접투자자로 매각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자베스파트너스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진행 상황을 알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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