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매장→필수 매장' 이미지 변신…편의점 장보기 문화 확산

CU 한우 자판기

국내 편의점들이 '무한변신' 하고 있다. 은행부터 카페, 펍, 택배, 독서실, 식당을 넘어서 정육점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기존 편의점은 단순히 주류나 작은 간식류를 구매하는 공간이라는 '마트 대체 매장'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들어서는 '필수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편의점=담배가게'라는 인식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업계 최초로 한우와 한돈을 판매하는 'IoT 스마트 자판기'를 도입한다.

CU IoT 스마트 자판기에서는 농협에서 인증받은 1등급 한우와 한돈 중 삼겹살, 목살, 앞다리살 등 가정집에서 수요가 많은 국거리, 구이, 불고기용 부위를 선정해 판매한다. 일반 정육점이나 대형마트와 달리, 편의점의 주고객층인 1~2인 가구에 맞춰 300g 가량의 소포장 상품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신선식품의 판매에 있어 가장 중요한 품질 관리도 철저하게 이뤄진다. 해당 자판기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모바일 앱(App)만 활성화하면 냉장고의 온도, 습도, 유통기한 등 상품의 품질과 관련된 정보를 외부에서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다.

CU는 해당 자판기를 CU삼송신원2단지점에서 테스트 운영한 후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CU가 IoT 스마트 자판기를 통해 냉장육 판매에 나선 것은 1인가구뿐만 아니라 일반가정의 식생활에서도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하면서 '편의점 장보기' 문화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의 다양한 '실험'은 최근들어서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24는 최근 서울 서초동에 '스포츠 펍' 콘셉트를 딴 신규 매장(드림명화점)을 선보였다. 이 매장에는 별도 공간을 마련해 10개 모니터를 달아두고, TV 스포츠 채널을 틀어 놓아 농구나 프로레슬링 등 운동경기를 볼 수 있게 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말부터 청담동 유명 맛집과 음료 프랜차이즈 등이 공동 입점한 매장도 운영 중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마트24가 그동안 직영점에 차별화 매장을 선보인 것과 달리 이례적으로 가맹점에도 이색매장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차별화된 매장을 전국 가맹점으로 확대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최근 편의점에서 간단한 은행업무도 볼 수 있다. 이미 일부 편의점은 은행과 손잡고 점포에 설치된 자동입출금기(ATM)·현금지급기(CD)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고, 비트코인 기프트카드를 판매하기도 한다. 최근 은행 ATM 대수와 오프라인 지점 수가 줄어들면서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이 보조 채널로 유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GS리테일은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입출금·이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25는 점포에 설치된 1만여대의 ATM∙CD 수수료를 은행과 동일한 조건에 제공하기로 했다. 편의점의 금융 서비스 제공은 큰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각 업체들이 금융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고객 접점 확대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편의점 관계자는 "앞으로는 기존 편의점에서 구매하기 어려웠던 냉장육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다"며 "아직 초기단계지만 적용 점포가 늘어나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서비스가 대거 도입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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