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 코스피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속에 2월의 하락폭을 일정부분 만회했지만, 2500p선 위에 안착하지 못한채 방향성 없는 등락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주에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이 글로벌 무역분쟁의 불씨로 남아 있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우선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0~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정책금리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번을 포함해 올해 FOMC 회의는 7차례가 남아 있다.

앞서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를 통해 2018년 3차례, 2019년 2차례 정도의 금리인상을 전망한 바 있다. 최근 미국 연방기금 선물금리에 반영된 3월 금리인상 확률은 90%를 넘어서고 있어 이번주 FOMC 회의에서 올해 첫 번째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은 기정사실로 인식되는 모습이다.

이번주 금리인상 가능성이 이미 증시에 선반영돼 있는 만큼 3월 FOMC 회의 결과가 시장 컨센서스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증시 불확실성 요인 한가지를 해소하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즉, 향후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전망과 FOMC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 내용이 단기적으로 증시 흐름을 좌우할 주요 변수인 셈이다.

한편, FOMC 회의 이후에는 시기적으로 1분기 말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점차 1분기 기업실적으로 이전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총족시키지 못한 영향으로 대부분 업종의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는 하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 기대에 대한 눈높이가 일정부분 낮아져 있다는 점은 역으로 1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적 공개가 본격화되는 시기가 4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시장의 주요 화두는 글로벌 무역분쟁의 확산 여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이 지적재산권 침해를 근거로 최대 600억 달러(64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 및 일부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 제한 등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에서는 미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취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을 검토 중이고, 유럽연합(EU)은 미국의 보호무역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미국 공산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방침을 세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세계가 총성없는 전쟁에 돌입한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정부의 통상 압력 및 보호무역 정책이 실제로 글로벌 교역국들간의 무역분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될 경우에는 글로벌 경제 전반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는 글로벌 교역 개선에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미국에 이득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의 발등을 찍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미국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역관련 마찰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갈 것이라는 희망적인 시장 의견들이 아직 우세한 상황이다.

이른바 자유무역의 신봉자인 래리 커들로가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NEC) 후임으로 내정된 점 역시 향후 자유무역으로의 회귀 가능성을 열어둔 백악관의 선택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주요국들이 대대적인 관세 인상을 예고 중인 상황인 만큼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완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1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당분간 글로벌 증시 교란 요인으로 잠재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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