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폭스바겐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파예즈 라만 제네시스아키텍처개발 상무를 영입했다. 그는 BMW의 플래그십라인인 7시리즈와 고성능 모델인 M브랜드의 플랫폼(아키텍처) 개발을 주도한 전문가다.

현대차가 공을 들여 세계 정상급 플랫폼 전문가를 영입한 것은 플랫폼이 갖는 중요성 때문이다. 고성능과 미래차로 양분되는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는 다이나믹한 주행성능, 승차감, 안전성, 첨단기술을 담아낼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이 중요하다. 파예즈 라만 상무 영입 직후 현대차는 플랫폼 개발 부분에 대혁신을 단행해 첨단 플랫폼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실 소비자 입장에서 차를 구매할 때 어떤 플랫폼이 적용됐는지까지 살펴보진 않는다. 하지만 자동차에서 플랫폼은 (언더바디)차체와 더불어 서스펜션과 조향장치, 제동장치 등 샤시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으며, 파워트레인 배치에서부터 중량 배분, 차량 무게 중심, 샤시부품 레이아웃, 패키지 구성 등을 결정하느 뼈대다. 즉 차량의 주행성능, 조향, 안전성, 디자인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요소다. 이에 자동차 회사들은 신차를 설명할 때 어떤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모델인지 소개하곤 한다.

예를 들어 친환경차량인 '아이오닉' 출시 당시 현대차는 친환경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모델이라고 수차례 언급했다. 일반 차량과 동일한 플랫폼에 파워트레인 등을 얹힌 것이 아닌 차량 개발 단계부터 연비 등을 고려해 제작됐다는 부분을 강조한 것이다.

사진제공 : 한국지엠

플랫폼은 치열한 가격경쟁과 첨단 미래자동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플랫폼 전략의 핵심이 '공유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플랫폼을 여러 모델에 적용하면 그만큼 개발비 등 생산비용이 줄든다. 이는 곧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다. 하지만 기존 플랫폼에 맞춰 신차를 개발하는 경우 엔진룸 배치, 디자인 등에 제약이 따르는 단점이 있다. 여기서 등장한 것이 플랫폼 모듈화다. 플랫폼의 전면, 후면, 하체 등을 따로 만들어 조합하는 식으로 새로운 차량을 개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폭스바겐그룹의 플랫폼 모듈화 전략이 대표적이다. MQB 플랫폼의 경우 폭스바겐 골프, 파사트, 티구안은 물론 아우디 A3, TT가 공유한다. 즉 외관, 차체가 등이 전혀 다르지만 뼈대는 같은 셈이다. BMW도 중소형, 대형, 중형 SUV, 대형 SUV 플랫폼으로 나눠 모델간 플랫폼을 공유한다.

이처럼 자동차 회사들은 플랫폼을 전략적으로 재통합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면서도 다양한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이 등장하면서 복잡해진 시스템에 맞춘 첨단 플랫폼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파예즈 라만 상무 역시 ICT시스템을 차량에 완벽히 담아낼 수 있는 첨단 플랫폼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도 각 사는 다양한 신차를 내놓는다. 시대를 선도하는 디자인, 첨단 사양을 품은 매력적인 모델이 출시를 기다린다. 신차가 궁금하다면 어떤 플랫폼이 적용됐을지, 어떤 차와 공유하고 있을지 제조사별 플랫폼 전략을 알아보는 것도 기다림의 즐거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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