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설 연휴기간 반등세를 나타낸 데 힘입어 국내증시 코스피도 2월 초의 낙폭을 줄여가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2월 초 한때 40선에 근접하며 프로그램 매물 출회 및 미국증시 변동성 확대를 자극했던 미국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주말 20선 아래로 하락했다. 극심한 변동성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증시는 과거 2013년 버냉키 쇼크(출구전략 발언) 발생 당시와 2015년 미국 연준이 9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당시 수준에 근접하는 하락세를 기록한 후 낙폭의 약 절반 수준을 되돌리고 있다.

국내증시 코스피 역시 2013년과 2015년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당시 수준의 내림세를 기록한 후 반등세를 보인다. 진원지였던 미국증시 대비 국내증시 반등폭이 아직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낙폭 축소 과정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1월 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미국의 인플레 압력 및 정책 금리 인상폭 확대 우려가 글로벌 증시 하락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요인으로 남아 있다.

또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며 3% 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시가 하락폭을 모두 메우기까지는 미국 통화정책 관련 몇 개의 허들을 원만하게 넘어서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첫 번째 허들은 이번 주 미국의 1월 FOMC 의사록 공개 이벤트이고, 두 번째 허들은 연준 의원들의 발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의사록 공개를 통해 올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 위원들의 생각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이번 주에는 21일부터 23일 사이에 연준 멤버인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의 연설이 집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비둘기파와 매파 간의 의견이 서로 대립하며 시장에 변동성을 가져올 가능성도 잠재한다. 아울러 23일로 계획된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포럼에서는 올해 통화정책 보고서가 공개될 전망이다.

세 번째와 네 번째 허들은 이달 말 제롬 파월 신임 연준 의장의 의회 청문회와 3월 20∼2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연준 의장에 대한 청문회와 FOMC 회의는 미국 통화정책에 민감도가 높아진 증시에 영향력이 큰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임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주재하는 회의이면서 구성 멤버들이 상당수 바뀌게 되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파적인 신호가 커질 것인지,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 점도표가 변화할 것인지가 메인 허들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 16개 기관 가운데 미국 연준이 올해 정책금리를 3차례 올릴 것으로 보는 곳은 9개 기관, 금리인상 횟수를 4차례로 전망하는 곳은 6개 기관으로 집계된다. 3차례 인상을 전망하는 기관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4차례로 전망하는 곳이 한 달 전에 비해 2개 기관 증가한 점은 경계요인이다.

현재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3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80% 이상으로 높아져 있다. 연준의 다음 통화정책이 공개될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후까지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국발 변동성의 여진이 나타날 수 있어 본격적인 펀더멘탈 장세로의 복귀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화증권 투자분석팀 김승한 팀장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