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가격 전망 ‘천양지차’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보유자 5명 중 1명이 대출을 받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 추가 하락시 신용불량자 발생이 우려되는 형국이다.

9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가상화폐 가격·정보 제공업체 코인데스크가 지난달 중순 가상화폐 보유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0%가 빚을 내거나 신용 거래를 통해 가상화폐를 샀다고 답했다. 가상화폐를 사기 위해 돈을 빌린 이들 중 52%만 대출을 상환했다. 최근 폭락세를 보인 가상화폐가 추가 하락할 경우 신용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씨티그룹과 JP모건은 이를 고려해 신용카드를 이용해 가상화폐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지난 2일 가상화폐 관련 신용카드 거래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이들 은행의 신용 긴축이 최근 비트코인 가격 폭락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작년 12월 중순 2만달러에 육박했으나 지난 6일에는 3분의 1 수준인 5900달러선으로 폭락한 바 있다.

현재 일부 전문가는 가상화폐 가격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용 세계은행(WB) 총재는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이용에 대해 살펴보고 있지만 대부분 가상화폐가 기본적으로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라고 들었다”면서 “여전히 어떻게 작동할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해진 누비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비트코인이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거품이자 모든 거품의 어머니”라며 “비트코인 기본 가치가 제로이며 모든 가상화폐 산업이 거품”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골드만삭스도 지난 5일 보고서에서 가상화폐 대부분의 가치가 제로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작년보다 더 큰 강세장이 온다는 전망도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게이트코인의 토머스 글룩스먼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부문장은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당국의 인식 강화와 기관투자가 진입, 주요 기술 발전 등으로 가상화폐 가격이 올해 신고점에 도달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연내 5만 달러로 치솟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투자 벤처캐피털인 아웃라이어 벤처스의 제이미 버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가상화폐가 작년보다 더 큰 강세장을 연출할 수 있다.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공동 창립자인 캐머런 윙클보스 또한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의 30~40배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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