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2017년도 임금협상이 지난 18일 타결됐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결과 2만8803명 중 2만6760명(92.9%)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만7809명(66.6%), 반대 8902명(33.3%), 기권 2043명으로 최종 가결됐다.

합의안은 △기본급 5만8000원 인상(호봉승급분 및 별도호봉승급 포함) △성과·격려금 300%+28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40만원 등이다.

앞서 타결된 현대자동차와 거의 동일한 조건이다. 현대차는 △기본급 5만8000원 인상 △성과·격려금 300%+280만원 △중소기업 제품 구입 시 20만 포인트 지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다.

현대·기아차와 마찬가지로 해를 넘겨 임금협상을 마친 한국지엠의 경우 △기본급 5만원 인상 △격려금 600만원 △성과급 450만원 지급 등을 조건으로 교섭을 마친 바 있다.

서로 다른 세 회사가 비슷한 조건으로 비슷한 시기에 임금협상을 끝낸 것이다. 그리고 이들 3사는 비슷한 시기에 파업을 벌였다. 연대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남긴 피해는 거대했다.

문제는 매년 반복되는 일이란 점이다. 2016년만 해도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노조는 회사의 부진 속에도 끊임없이 파업을 벌였고 그 결과 현대차는 13만2000여대, 기아차는 10만8000여대, 한국지엠은 1만5000여대의 생산차질을 입혔다. 사상 최대의 피해액이 발생한 해였다. 2017년 임단협은 파업 피해는 전년보다 적었지만, 교섭 기간은 사상 최장이었다.

'귀족 노조'란 꼬리표에도 매년 '생존'을 외치는 이들 자동차 노조는 올해도 같은 행동을 되풀이할 것이 뻔하다. 몇 개월 남지도 않았다. 4~5개월가량 쉬었다가 다시 노사 상견례를 하고 언쟁을 되풀이하고 하투(夏鬪)에 들어가야 하니 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 산업계 곳곳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잘못된 관행은 적폐로 불리며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임단협은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파업 관행은 문제가 있다. 산업계의 패러다임 바뀌는 지금, 악습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노사 대타협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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