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IT업계에서는 불과 1~2년 전까지 상상하기 힘들었던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음성인식 스피커가 일상으로 스며들었으며, 눈에 보이지도 않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13배 넘게 오르면서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기술’의 힘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으며,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는 어떤 기술이 우리를 놀라 게 해줄까? 몇 가지를 꼽아봤다.

◇ 저렴하고 강해진 전기자동차

전기차는 새롭지는 않지만 빠르게 일반까지 퍼지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성능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 가격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에서는 평균 신차 가격인 3만5000달러(약 3700만원)와 비슷한 가격의 전기차가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정부 세금 공제 등을 제외한 차 자체 가격이다.

전기차 선도업체 테슬라의 ‘모델3’(3만5000달러)가 대표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의 ‘시보레 볼트’(3만6620달러), 닛산의 2018년형 ‘리프’(2만9990달러) 등도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출퇴근에 적당한 PH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도 늘어난다.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모두 가진 자동차다. GM의 볼트 PHV 모델은 전기 주행 모드로 최대 85㎞를 달릴 수 있다. 일본 토요타의 프리우스 프라임 PHV는 배터리로만 40㎞를 달릴 수 있다. 혼다도 이달 전기차 모드의 항속 거리가 75㎞인 크라리티 PHV를 출시했다.

◇ 생활 작은 곳까지 스며드는 AI

2014년 6월 영국 레딩 대학에서 열린 ‘튜링 테스트’에서 인간 대접을 받은 AI가 사상 처음으로 탄생했다. 우크라이나에 사는 13세 소년으로 설정된 AI ‘유진’(Eugine)이었다. 튜링 테스트는 영국의 앨런 튜링 박사가 기계가 인간에게 얼마나 가까워졌는지를 측정하기 위해 개발한 지표다.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것은 AI가 인간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럽게 대화했다는 뜻이다.

이후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과 이를 심화시킨 딥러닝 기술로 AI는 더욱 사람과 닮아졌다. 사물을 판별하고, 정보를 찾고 분석하는 능력에서는 이미 인간을 크게 앞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AI와 대화를 나누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올해는 AI가 우리 생활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될 전망이다. 구글의 G메일 자동응답 기능에서 AI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구글의 AI가 이메일 종류를 분석해 적절한 답장을 제안해준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다른 사람이 올린 사진을 분석해 해당 사람들에게 자동으로 사진이 올라왔음을 알리는 경보들도 모두 AI가 처리하고 있다.

◇ 백가쟁명 가상화폐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주제 중 하나였다. 가상화폐는 현재 화폐보다는 금이나 주식 같은 상품으로 취급된다. 이들이 실제 통화로서 기능하게 될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또 수많은 가상화폐 가운데 어느 것이 살아남을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가상화폐 거래는 올해도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작년과 같은 가격 급등락이 반복될 수도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초 개당 1000달러 내외에서 12월 한때 2만달러 가까이 치솟았다. 이후 30%가량 하락하며 투자자를 울렸다.

올해는 더 편리하고 안정적인 거래가 가능한 다른 가상화폐 사이의 경쟁이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전체 가상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초 90%에서 최근 40% 정도로 떨어졌다. 이더리움,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가 그만큼 약진했다는 뜻이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