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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시대가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10조원 이상의 대형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육성하고자 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 실현을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대형 증권사의 등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초대형 IB 인가를 받은 증권사 5개사 중 자기자본은 미래에셋대우 7조1498억원, NH투자증권 4조6925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3450억원, 삼성증권 4조2232억원, KB증권 4조2162억원 등이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골드만삭스의 자기자본은 2015년 기준 102조원이다. 모건스탠리는 8조5000억원, 노무라홀딩스는 28조원, 다이와홀딩스 13조3000억원, CIMB는 11조7000억원이다. 중국의 경우  중신증권 25조6000억원, 해통증권 21조1000억원, 국태군안증권 15조7000억원, 화태증권 14조7000억원, 광발증권 13조6000억원, 국신증권 9조원, 초상증권 8조7000억원이다.

국내 초대형 IB 중 그나마 자기자본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가 7조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기에는 국내 기업의 경쟁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단기금융업 심사 인가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단기 발행어음 취급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단기 발행어음은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으로 자산 규모의 2배까지 자기 신용으로 발행이 가능하다. 회사채보다 자금조달 비용이 적게 들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통해 시중은행보다 더 좋은 금리를 제시할 수 있다.

이번에 유일하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가 연내 1조원 규모의 투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여기에 금융위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 도입 이후 신규 업무 범위를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제한해놨다. 크게 3단계로 구분되는 데 마지막 단계 기준이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이다. 3단계부터는 고객에게 예탁받은 금전을 통합해 운용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종합투자계좌와 은행에만 겸업이 허용되던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가 가능해진다. 사실상 자기자본 10조원을 넘겨야 골드만삭스나 노무라홀딩스와 같은 초대형 IB와 경쟁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정부 역시 초대형 IB 시대 본격화를 위해 첫 장벽인 단기금융업 인가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생산적 금융을 통한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은 특정 금융업권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단기금융업 인가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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