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행장, 법률상 필요한 업무만 제한적으로 수행
차기 행장 후보로는 손태승·김장학·이동건 등 거론

손태승 글로벌 부문 그룹장

채용 비리 논란으로 사퇴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업무를 손태승 글로벌 부문 그룹장이 대행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 행장 사임 표명에 따른 업무 위양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이광구 은행장은 상법 등 관련 법령상 대표이사로서 수행해야 하는 대내외적 법률행위로 업무수행을 최소화한다. 현재 이 행장은 본점이 아닌 모처에 마련한 사무실로 출근하며 법률상 필요한 업무만 제한적으로 수행 중이다.

일상적 업무는 손태승 선임 부문장이 위양받아 처리한다. 다만 후임 은행장이 취임할 때까지 본부장급 이상 임직원의 인사와 은행장 전결권의 50%를 초과하는 신규사업 등은 부분적으로 제한된다.

이사회는 “갑작스러운 행장 사퇴에 따른 경영 공백을 막으려는 조치”라면서 “손 부문장이 전략과 영업, 글로벌 업무를 두루 경험해 조직안정화를 위한 업무총괄 대행 역할로 적임이라고 보고 손 부문장에게 은행장 업무를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손 부문장은 현재 차기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나와 한일은행으로 입행했다. 전략기획부장과 LA지점장, 전 우리금융지주 미래전략담당 상무 등을 거쳤다. 그룹 글로벌 전략을 주도해오면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으며, 은행 내부에 유력한 차기 후보가 채용비리 등으로 직위 해제되면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외에 차기 행장 후보로 회자되는 인물에는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이 있다. 김장학 전 행장은 1978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우리은행 업무지원단 부장, 우리은행 중소기업고객본부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을 지냈으며, 2013년 광주은행장에 선임된 바 있다. 그러나 이광구 행장에 이어 세 번 연속 상업은행 출신을 은행장으로 선임하기 부담일 수 있다는 해석이 불거진다.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도 하마평에 오른다. 송기진 전 행장은 우리은행 중소기업 담당 부행장을 역임했다. 우리은행에만 약 38년을 근무한 경력이 강점이며, 현재 하나금융 사외이사를 맡고 있어 현직과도 멀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이동건 전 영업지원그룹 부문장, 정화영 전 우리은행 중국법인장 등도 유력시된다. 이동건 전 부문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정화영 전 우리은행 중국법인장은 우리은행 인사담당 부행장과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을 지내면서 전략 부문에 강점을 지닌다. 다만 이동건 전 그룹장과 정화영 전 법인장은 대구·경북(TK) 출신이라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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