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맞벌이 가구 증가세..조식 서비스 아파트 인기

‘트리마제’ 입주민이 게재한 아침밥상의 사진 / 사진출처: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회사에서 조식 먹으면 아저씨들이 놀린다더라고요. 집밥도 못 얻어먹고 다니냐며. 요즘 입주하는 아파트에 맞벌이 신혼부부도 많을 텐데 조식 서비스가 정착하면 좋겠네요”

최근 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에서 조식 서비스를 들이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입주민을 맞은 서울 성동구 ‘트리마제’의 조식 서비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끌면서다. 

“(조식 서비스) 첫날부터 아침 화상회의 끝내고 슬리퍼 끌고서 내려갔다 왔습니다. 정갈하니 먹을 만합니다. 요새 식자재 물가가 너무 비싼데 6000원이면 훨씬 싸네요. 제 시간 절약은 말할 필요도 없고요” “아파트가 아니라 리조트에서 생활하는 기분이 듭니다. 이사 온 뒤로 꼬박꼬박 아침을 챙겨 먹어 건강해진 기분이에요” 트리마제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조식 서비스에 대한 칭찬이 줄을 잇는다.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위탁 운영하는 트리마제 카페테리아에서는 월요일을 제외하고는 오후 1시까지 식사가 가능하다. 주문을 하고 카드를 찍으면 관리비로 결제되고, 음식은 자리까지 가져다준다. 식단은 한식과 양식 두 종류이며, 매일 바뀐다. 가격은 6000원. 하루 이용객은 주말 기준 200명가량이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반포리체’(2010년 입주)도 입주민의 성화에 지난 9월 19일부터 조식 서비스 시범 운영에 나섰다. 1인당 식사 가격은 4000원이다. 메뉴는 한식보다는 스크램블, 샌드위치 위주로 마련된다. 당초에는 오전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조식 서비스가 이뤄졌으나 입주민들의 요청에 의해 현재는 오전 6시 30분부터 8시 30분으로 운영시간이 바뀌었다.

‘반포리체’ 입주민이 게재한 조식 사진 / 사진출처: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조식 서비스의 인기에 입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조식 서비스를 운영하는 곳도 생겨났다. 올해 3월 집들이를 시작한 경기도 ‘미사강변센트럴자이’는 현재 단지 내에 따로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페테리아를 짓기 위해 인허가를 받은 상태다. “관리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과 달리 5000원정도 가격으로 아침밥을 사 먹겠다는 주민이 많아 수지 타산을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이병기 입주자 대표는 설명했다.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도 조식 서비스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추이다. 지난해 상반기 분양시장에 나온 서울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는 삼성웰스토리가 운영을 맡는 카페테리아에서 호텔식 조식 서비스를 해주기로 해 인기를 끌었다. 같은 해 하반기 인근에서 분양한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도 조합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호텔식 조식 라운지를 운영한다고 밝혀 계약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조식 서비스는 최근 혈투 격전지로 일컬어지는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 시공 후보사로 선정된 롯데건설은 “호텔을 운영하는 그룹의 노하우를 살려 조식·다이닝 서비스를 들이겠다”고 나선 상태다.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수주전에서 승기를 거머쥔 현대건설도 “현대백화점그룹·서울성모병원과 연계해 건강식단 조식 서비스를 100회 제공한다”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김연화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은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아파트 안에서 손쉽게 아침·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식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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