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하순 이후 국내증시의 세 가지 주요 외생변수는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여부와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분쟁 격화 여부 및 미국 달러화 흐름의 방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내증시의 변동성 제공 변수라는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격화는 중간재 수출국 경기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달러화는 글로벌 유동성의 방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69.5bp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지수 2450선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100포인트 이상 후퇴했다. 이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증시의 주요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북한의 2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후 미국과 북한 간의 설전이 강대강 대치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일부 외국인의 차익실현 압력이 높아지는 등 국내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북한이 8월 중순까지 괌 포위사격 방안을 완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미국 주요 언론들이 잇따라 선제타격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어 당분간 긴장 국면의 지속 전망이 우세하다.

이달 21일부터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이 시작되고 9월에는 북한 건국기념일이 예정돼 있는데, 을지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발언 수위를 높이는 경우가 많았던 점도 경계요인이다. 이처럼 북한과 미국 간의 최근 언쟁 수위만을 고려하면 지정학적 불안이 어떤 형태로 결론지어질지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

만일 극단적인 시나리오의 발생 가능성까지 가정한다면 증시 전망은 의미가 없어진다. 국내증시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변동성을 제공하는 단기적인 노이즈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 긴장 완화 이후 부각될 시장의 예상 화두에 대해 고민해 볼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북한 관련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배제한다면 8월 하순 이후 글로벌 경기와 유동성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미칠 여파와 미국 달러화의 방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미국과 북한의 갈등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고, 미국 달러 인덱스는 지난 연말 이후 지속된 하락세로 인해 지난해 5월의 저점 수준인 92포인트에 근접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인덱스는 기술적으로 지난해의 직전 저점을 곧바로 하향 돌파하기보다 테크니컬 반등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이달 24일 잭슨홀에서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이 예정돼 있고 9월 초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진행된다.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가 예상되고 있는 만큼 달러화의 단기 반등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시장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최근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내증시의 주요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달러 인덱스의 반등폭이 커질 경우 달러화 반대편 자산인 국제 원자재 가격과 이머징마켓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달러화의 흐름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 격화 시 중간재 수출 많은 국내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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