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하반기도 '답답'..신차 출시, 딜리·재고 안정화 집중

현대자동차가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예상대로 부진한 성적이다. 글로벌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급감한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실적이다.
26일 현대차가 발표한 올 상반기 경영실적은 매출액 47조6740억원, 영업이익 2조5952억원, 경상이익 2조9220억원, 당기순이익 2조3193억원이다.
매출액은 국내에서 그랜저 등 신차 효과와 금융부문 매출이 상승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6.4%나 감소했고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5.7%, 34.3%나 줄었다.
이는 주요 통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였고 미국 등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센티브를 높인 탓이다. 또 신차 출시 등 마케팅 비용 역시 늘어 영업부문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4.3%나 증가했다. 특히 중국 사드 여파가 컸다. 반한감정이 격화되기 전인 2월까지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전년 대비 9%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시장을 잃은 현대차의 글로벌 판매는 전년 대비 8.2% 줄어든 219만7689대에 그쳤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2분기 미국에서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가 전분기 대비 32%나 증가한 대당 2800달러(약 314만원)을 기록했다"며 "주요 모델 노후화로 재고 수준도 전분기 3.7개월에서 3.9개월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3월 이후 반한정서 확대로 판매 하락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최근 4분기 연속 영업이익 감소세를 기록한 만큼 하반기 현대차 판매 전략이 중요해졌다.
일단 현대차는 당분간 이 같은 암울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의 경우 상반기보다 하반기 전망이 나쁘다.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가 예상되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현대차는 양적 성장보다는 수익성 개선과 인센티브, 재고 안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쏘나타 뉴라이즈, 투싼 등을 출시해 판매 모멘텀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경우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재고·딜러 안정화 등 장기적인 판매 동력 축적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중국 전용 신차, 바이두와 공동 개발한 바이두 맵 오토 적용 등으로 상품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구자용 상무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딜러, 재고 안정 등 조기 정상화에 동력을 집중하고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중국 JD파워 판매 만족도에서 일반차 1위를 한 저력을 바탕으로 상품경쟁력, 판매만족도, 안정화된 딜러로 중국 판매 정상화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은 크레타, 쏠라리스에 이어 코나를 출시, 판매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구자용 상무는 "러시아는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정부의 신차 보조금 정책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브라질은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서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며 "러시아와 브라질에서는 전략적 신차 출시를 통해 판매 증대와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는 크레타와 신형 쏠라리스 안착화와 제네시스 등으로 믹스 개선을, 브라질은 소형 서브 시장 지배력 강화와 하반기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의 구세주 '코나'는 이달 말 1만대 누적 계약 대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나는 지난 6월 국내에 출시된 소형 SUV다. 유럽, 미국 등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판매목표는 6만7000대다.
구자용 상무는 "코나는 글로벌 판매 19만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크레타와 함께 현대차의 SUV차급 대표 모델로 성장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A부터 E세그먼트까지 SUV 라인업을 확대하고 판매 및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