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보다는 종목으로 접근해야

올해 상반기 글로벌 주식시장은 10%가량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증시 코스피는 이보다 높은 약 18% 상승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011년 5월에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를 6년 만에 넘어서 장기 박스권 돌파에 성공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부터 월말 지수가 사상 최초로 7개월 연속 상승함에 따라 7월 증시는 가보지 않은 길로 접어든 상황이다. 코스피가 6개월 연속 상승을 기록한 바 있지만 7개월 연속 상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연말 이후 신흥국 증시 전반의 상승을 이끌고 있는 주요 배경은 펀더멘탈 측면에서는 글로벌 경기 회복 사이클과 기업실적 개선이다. 글로벌 유동성 측면에서는 미국 연준의 완만한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달러화 약세기조다.

글로벌 유동성 측면은 신흥국 주식시장에 여전히 긍정적이다. 연준은 미국 경기사이클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지표의 시장 기대치 충족 수준을 나타내는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미국 경기가 다시 둔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 회복 속도는 상대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나타내는 추이다.

이 같은 경기 흐름은 하반기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는 완만해질 수 있다. 보유자산 축소 정책도 더뎌질 수 있어 달러화 가치에 대한 약세 압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비 달러 통화의 상대적 강세 현상은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를 유지해 줄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경기와 관련 한국 수출은 지난 6월 전년 대비 13.7% 증가해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52%, 선박 43%, 석유화학 15%, 일반기계 14% 등 13대 주력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세를 기록했다.

2017년 상반기 한국의 대외 수출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교역량 증가, IT업황 호조,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2014년 하반기 이후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하반기에도 견조한 수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유가 하락, 인플레이션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율의 레벨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시장이 이를 경기 모멘텀의 약화로 인식할지는 확인해야 할 변수다.

긍정적인 글로벌 경기와 유동성 여건 등을 고려할때 국내증시 코스피의 8개월 연속 상승이라는 새로운 기록의 달성 여부는 2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2분기 어닝시즌에 대해 최근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주가 상승 과정은 기업실적 개선 기대를 일정부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7월 어닝시즌은 2분기 실적의 시장 기대치 상회 여부와 더불어 3분기 실적 전망치의 추가 개선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IT섹터는 글로벌 IT 대비 여전히 낮은 밸류에이션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은행과 더불어 올해 연간 이익 추정치가 우상향하고 있어 여전히 긍정적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화학, 기계 등은 6월 수출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시장에 기대를 주고 있는 반면, 여타 섹터의 실적 추정치는 조정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7월 국내증시 코스피가 어떤 흐름을 나타낼지는 다소 모호한 상황이다.

코스피의 8개월 연속 상승 여부라는 지수 측면의 대응보다 관심을 더 두어야 할 부분이 있다. 2분기 실적의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고, 올해 하반기 실적 전망도 개선되는 아직 저평가된 업종과 종목들을 발굴하는 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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