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네이버, 삼성전자 집중 매수..대형.가치주 위주 비중 확대될듯

최근 나흘 동안 순매수 행진으로 코스피의 2,190선 돌파에 앞장선 외국인들은 이 기간에 SK하이닉스와 네이버,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장바구니에 담았다.

26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0일부터 매수우위로 전환해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이틀을 제외하고 순매도를 이어왔다. 나흘간 외국인 누적 순매수 금액은 1조3085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에 외국인이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샀다. 누적 순매수 금액이 1760억원에 달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18일 이후 6거래일 연속 SK하이닉스를 사들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5일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은 2조4676억원으로 종전 최대치인 2014년 4분기(1조6671억원) 뛰어넘어 분기별 영업이익 2조원 시대에 처음 진입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고점이 아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원화 강세를 반영해도 작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2조9930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 다음으로 네이버(누적 순매수 741억원)를 많이 사들였다. 네이버는 올해 1분기에 시장 추산치인 매출액 1조854억원, 영업이익 3035억원에 부합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등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 말 출시한 쇼핑 검색 광고 효과와 네이버 페이 가맹점 호조 등으로 국내 광고부문 매출액이 견조하다"며 "올해 들어 3D지도 업체를 인수하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등 신성장 동력 확보와 기존 플랫폼 역량 강화에 나선 점도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다음으로 외국인 '러브콜'을 많이 받은 종목은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617억원)였다.

외국인들은 지난 13∼20일 엿새 동안 삼성전자를 대규모 순매도하다 21일 '사자'로 전환해 3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25일에는 하루 동안에만 2957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이 덕에 삼성전자 주가는 213만5000원으로 마감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물가상승 압력 둔화와 원화 약세, 자사주 매입 완료 등으로 주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가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면서 나서면서 반등하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역사상 실적 신뢰도와 안정성이 가장 높은 구간을 경험하고 있다. 여기에 강한 주주환원정책을 펴고 있는 데다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있다. 과거 주가 가치평가와 차별화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LG생활건강(556억원), 신한지주(549억원), LG전자(470억원), 하나금융지주(468억원) 등의 종목이 외국인 누적 순매수 금액 상위에 들었다.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살아난 것은 수출지표 호조와 국내 성장률 상향조정과 기업 실적 개선 등 기초여건 개선 흐름 속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봤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중기적으로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 일시적으로 한국 등 신흥국 투자자산에 대해 차익실현 욕구가 생겼으나 신흥국 주식 시장으로 글로벌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서 기업 실적이 호조세다. 실적 기대치 상향조정 강도는 신흥국 등 미국 이외 지역의 주식 시장이 미국보다 강하다"며 "실적 모멘텀과 주가 가치평가 수준으로 보면 신흥국 중에서도 한국 주식 시장의 상승 여력과 매력이 크다"고 말했다.

마 팀장은 이어 "일시적으로 중·소형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으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는 반도체나 석유화학, 철강 업종과 실적개선 흐름이 뚜렷한 금융업종 등 대형·가치주 위주로 비중 확대를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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