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57 주상복합아파트 전경

2년 전 맨해튼 미드타운 웨스트 57번가에 위치한 ‘원57(One57)’ 89~90층 복층 구조의 펜트하우스가 1억47만 달러(한화 약 1089억원)에 팔려 빅뉴스가 된 적이 있다.

이전까지 맨해튼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주택은 같은 해 팔린 1억 달러(1083억원)짜리 고급 주택이었다. 곧바로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매입자는 ‘P 89-90 LLC’라는 회사명으로 돼있다. 실제 소유주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었다. 페이퍼 컴퍼니다.

원57의 펜트하우스는 지상에서 300m 높이다. 사방으로 탁 트인 창문을 통해 센트럴 파크는 물론, 뉴욕의 주요 건물과 강 등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이 아파트 면적은 1020㎡로, 약 300평이다. 평(3.3㎡)당 3.3억원인 셈이다.

아파트 한 채가 무려 1000억원이 넘다니. 도대체 어떤 아파트이길래 이렇게 비싼가. 이 정도 금액이면 우리나라에서는 수도권에 웬만한 아파트 200~300여가구 정도 단지 전체를 매입할 수 있다.

맨해튼 최고 요지 중 요지가 센트럴 파크 바로 맞닿은 남쪽이다. 그중에 최고의 거리는 57번 스트리트다. 빌리어네어(billionaire) 거리라고도 한다. 이 아파트가 위치한 곳이 바로 거기다.

초호화 럭셔리 원57 아파트의 상세 내역을 한번 들여다보자. 위치는 정확하게 맨해튼 미디타운 웨스트(Midtown West), 6번 애비뉴와 7번 애비뉴 사이 157서쪽 지번에 위치한다. 이 건물은 용도는 콘도로 되어있다. 콘도라 함은 우리로 치면 아파트다. 건물이 한 동으로 되어 있다.

건물 내에 호텔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총 90층으로 되어 있고, 94개의 아파트 가구와 210개 룸의 호텔(파크 하얏트호텔)로 구성되어 있다. 유리로 외장을 마감한 건물이다. 2014년에 완공했다. 이후 순차적으로 입주하기 시작했다.

내부 시설로는 피트니스센터, 스파시설, 자동차발레파킹, 캐이터링 키친, 세대별 창고, 공연예술 홀, 갤러리, 도서관, 애완동물 전용 목욕탕 등 있다.

이 펜트하우스는 89층과 90층 복층으로 되어있다. 거주공간으로 맨해튼에서 두 번째 높이다. 6개 방과 6개 화장실이 있다. 2개의 여성화장 전용 룸(powder rooms)이 있다.

분양과 함께 매매가 된 지 2년이 다 된 지금의 시세는 얼마나 될까. 해당 아파트는 현재 매물로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 다른 층에 매물로 나와 있는 물건을 보면 그 가격을 가늠할 수 있다.

최상층부인 60층 이상의 아파트 중에서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하나밖에 없다. 77층에 있는 아파트로 내부 전용면적 170평, 4베드룸인데 5200만 달러다. 한화로 약 600억원이다. 평당 약3.5억원이다. 이 아파트의 관리비는 월 1200만원이 넘는다. 초기에 분양가가 대략 평당 3억원 미만이었는데 벌써 상승률이 20%나 된다.

원57 아파트 / 사진출처: 코코란그룹

이에 따라 펜트하우스는 이미 12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시장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옆에 지금 막 입주를 시작한 경쟁 아파트인 432 파크 빌딩의 펜트하우스가 평당 4억원에 이미 도달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가격으로 치솟는 것인가. 과연 이 시장은 괜찮은 것인가. 뭔가의 검은돈들을 세탁하기 위한 거래용 거품이 끼어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들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설명은 간단하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다. 이 곳은 우선 부의 상징지역이다. 이 지역은 그들만의 리그다. 한정된(맨해튼) 지역, 특수한(센트럴파크 바로 남측지역) 곳이다. 수요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다. 반경 1km 이내에 문화, 교통, 쇼핑, 비즈니스 등 모든 주거 편리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센트럴파크 호수공원에서 바라본 두 최고 층 아파트. 57번가 일직선 상으로 나란히 서 있다. 왼쪽에 솟은 빌딩이 432 파크 빌딩이고 오른쪽에 솟은 것이 원57 아파트다.

이는 맨해튼의 부동산 상황과 가격움직임의 패턴이 경제논리에 벗어난 적이 없음을 말해준다. 지극히 정상적인 시장구조다. 최근 5년간의 상승률은 두 배 남짓이었다. 상상하기 힘들지만 그것이 지금 우리와 다른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실이다.

10여년 전쯤에 강남의 국민주택규모 아파트 한 채가 10억을 넘기자 사람들은 코웃음을 쳤다. 거품이라고, 곧 꺼질 거라고. 그것과 비슷한 분위기의 기시감을 느낀다.

미국 뉴욕 맨해튼 대형 부동산 중개회사 Nest Seekers International 한국지사장 / 헨리 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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