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8.6%·이태원 6.2%↑..‘젠트리피케이션’의 그림자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리단길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가로수길, 세로수길이 지고 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이 인기몰이를 한 지도 오래다. 경리단길에 이어 현재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 망리단길이 뜨고 있다. 지역 내 수요 위주였던 골목상권이 개성 있는 소규모 점포들을 필두로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작 망원동 거주민들은 상권 활성화에 따른 임대료 상승을 우려하며 앓는 중이다.

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서울 소재 상가 평균 임대료는 3.27만원/㎡으로 전분기 대비 3.0% 하락했다. 정국혼란 및 조기대선 등 대내적 상황과 더불어 외교적 이슈로 주요 상권을 버티게 하던 관광수요까지 감소하면서 상권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역 월 임대료는 ▽압구정(-10.6%) ▽강남역(-5.1%) ▽신사역(-3.0%) ▽삼성역(-2.1%) 순으로 내렸다. 압구정 상권은 중국인관광객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일대 유동인구가 대폭 줄었다. 명품거리 내 입점해있던 명품샵들이 하나둘씩 퇴거하면서 관련 수요도 감소했다. 신사동 가로수길, 세로수길 상권도 비슷한 분위기로 거리가 한산해진 편이다. 그나마 패션, 요식업종 등 저녁상권은 비교적 활발한 분위기를 이어가며 임대료 하락폭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태원 상권 임대료는 6.2% 상승, 3분기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이태원역세권과 경리단길, 해방촌길 등 골목 곳곳에 상권이 형성되면서 대로변과 이면을 가리지 않고 임대료 호가가 오르고 있다. 아직은 경리단길, 해방촌길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점포들이 적어지면서 최근에는 이태원역세권 일대 점포의 손바뀜이 잦은 분위기다.

마포권역 역시 △망원동(8.6%) △연남동(8.5%) △상암동(3.3%)의 상권 임대료가 상승했다. 망원동에서는 최근 망리단길이 핫플레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연남동도 활발한 상권 분위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곳곳에서 일반 주택의 상가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가운데 앞으로 신규 점포들의 개점으로 유동인구 또한 늘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정작 망원동 일대의 거주민들의 시름은 깊어져 간다. 상권 발달로 임대료가 오르면 이를 감당하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때문이다. 일례로 망원동에서 40년간 운영되오던 ‘털보네 사진관’은 최근 결국 가게를 접기로 했다. 본래 80만원이던 월 임대료가 200만원으로 치솟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게 됐다는 전언이다.

이런 탓에 망원동 주민들은 ‘망리단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말자는 서명운동까지 하고 있다. ‘지역주민으로서 가장 좋은 상권은 상권의 확장도, 발달도 아니고 상권이 유지되는 그 자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김민영 선임연구원은 “활성화 상권 중심으로 임대료가 오르고 대출규제와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자영업자가 설 자리가 줄고 있다”면서 “수요자로서는 방문할 수 있는 곳이 생긴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살 곳, 일할 곳을 잃을 수 있는 위협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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