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코스피 시총격차 최대치 기록..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중심 장세

국내 증시에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증시 상승세 속에서도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고 점점 더 소외되고 있다.

양 시장의 시가총액(이하 시총) 격차는 나흘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격차도 31개월 만에 가장 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 시총은 1391조6890억원으로 코스닥시장(198조4080억원)보다 1193조2810억원 많았다.

양 시장의 시총 격차는 이달 13일 1171조원으로 2015년 4월 23일(1170조원)의 기존 사상최대 기록을 깬 이후 14일 1182조원, 15일 1184조원에 이어 전날 1193조원 수준으로 더 벌어졌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규모는 갈수록 불어나는 반면 코스닥시장은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 시총은 전날 1392조원으로 14일(1381조원) 사상최대 기록을 다시 한 번 껑충 뛰어넘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총을 늘리고 있고 시총 2위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시총 상위주들도 몸집을 불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총 비중은 25%에 육박하는 상태다.

그러나 코스닥시장 시총은 지난달 23일(199조원) 200조원선 밑으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채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216조7천원까지 커졌던 코스닥시장 시총은 축소되는 모습이다.

시총처럼 지수 역시 격차를 점차 벌리고 있다. 코스피가 전날 2,150선을 넘었지만 코스닥지수는 600선 초반에서 정체 상태다. 지수 격차는 1,536.2로 2014년 8월 4일(1,539.5) 이후 3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지금까지 양 지수의 격차가 가장 컸던 것은 코스피가 2,228.96으로 사상 최고치를 보인 2011년 5월 2일이다. 당시 코스닥지수는 516.76으로 양 지수의 격차가 1,712.2에 달했다. 당분간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중심의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일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기대감과 수출 대기업들의 실적 개선, 지속적인 외국인 수급 등이 증시를 끌어올릴 요인으로 꼽힌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가 당분간 계속 오른다면 한국 주가도 상승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되고 추격에 그치던 한국 증시가 이제는 진격 모드로 전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소비 부진 등으로 내수주 중심의 코스닥시장은 약세가 예상된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는 국내 화장품 업체와 여행, 면세점주 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때 코스닥시장 '효자' 종목으로 꼽힌 바이오주도 최근 동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