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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레이더] '점집' 찾는 건설사들
  • 박선옥 기자
  • 승인 2017.01.0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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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건설사는 몇 년 전부터 분양하는 아파트 대부분의 모델하우스를 목요일에 오픈하고 있다. 이 회사 회장은 분양이 있을 때마다 점집을 찾아 길일을 받아 오는데, 공교롭게 목요일이 많았던 것이다. 우연인지 A사가 분양하는 단지마다 대박을 치면서 해당 점집이 어디인지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3년 사이 워낙 분양경기가 좋았던 데다 A사의 상품 경쟁력도 뛰어나 굳이 오픈 날짜를 받아오지 않았더라도 잘 팔렸을 것”이라면서도 “어쨌든 점괘에서 하란대로 해서 분양이 잘 되니 신기하긴 하다”고 귀띔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점집을 찾아 분양 성공을 점치는 건설사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건설업계는 상량식, 수주·안전기원제 등 여타 산업에 비해 미신적 행위가 많은 편이다. 사업규모가 큰 데다 사고가 한 번 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보니, 믿음과 관계없이 상징적인 의미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 같은 관행은 그러나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3~4년 사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다. 대신 주택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성공적인 분양을 위한 미신이 유행해 눈길을 끈다.

대표적인 게 길일을 받아 견본주택을 개관하는 것이다. B건설사는 경기도 한 택지지구에서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화요일에 모델하우스를 오픈해 화제가 됐다.

일반적으로 견본주택은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에 문을 연다. 간혹 하루 정도 앞당겨서 목요일에 오픈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이 역시 흔치 않다. 평일 개관은 화제성이 떨어져 집객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탓이다.

그럼에도 B사가 화요일 개관을 강행한 데는 스님이 점지해준 길일이 바로 그날이었기 때문이다. B사 관계자는 “시행사 대표가 신망이 두터운 스님으로부터 분양에 성공할 수 있다는 날짜를 받아 왔다”고 말했다.

B사는 오픈 당일에도 스님을 초청해 견본주택에서 고사를 지내기도 했다. 지극 정성이 통했는지 당시 평일 방문객이 1만여 명이 달했고, 3일 만에 완판됐다.

불길하다는 이유로 숫자 ‘4’를 사용하지 않는 곳도 있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시리즈 아파트를 여러 차례 분양한 C건설사는 1~3차 다음 바로 5차로 넘어가는 것으로 업계에서 유명하다. 4번째로 공급되는 아파트라도 4차가 아닌 5차로 이름을 짓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신이라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굳이 본인들이 불길하다고 생각하면서까지 4차(4단지)를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분양이 잘 될 만한 택지를 선점하고자 한 중견건설사의 회장이 역술가를 대동해 땅을 보러 다닌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분양하는 아파트마다 완판 행진을 잇다보니 그런 소문도 나는 것 같다”며 “실무자들이 택지 보는 안목이 좋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선옥 기자  parkso1979@business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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