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사업자 최초 지정…12월 첫 상품 출시 예고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사옥 전경. 사진=각사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사옥 전경. 사진=각사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최초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로 공식 지정되면서 장기 안정형 금융상품 시장에 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정례회의를 열고 두 증권사의 IMA 사업자 지정을 최종 승인했다.

19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공동 1호 인가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IMA는 원금 지급 의무를 증권사가 부담하면서 고객이 시중금리를 웃도는 수익을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투자자는 연 5~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며, 투자대상은 기업대출·인프라·지분투자 등 비교적 고수익이 가능한 실물 자산으로 확대된다. 발행어음에 비해 만기 제한이 없고 구조화 상품으로 설계가 가능해 유연성이 크다는 점도 주목된다.

업계 최초 IMA 사업자로 이름을 올린 한국투자증권은 이르면 12월 안정형 상품으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한 뒤 점진적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안정적 수익 제공을 우선하되 일부 포트폴리오는 성장성이 높은 지분증권 등에 투자해 수익률을 극대화한다다. 운용 대상으로는 기업대출·인수금융 등 국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글로벌 펀드를 통해 추가 수익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IMA 전담조직과 12명의 전문 인력을 배치하는 등 본격적인 조직 구축에도 나섰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공동 1호 사업자로서 모험자본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금융당국의 IMA 사업자 인가 발표 직후 신속하게 IMA본부를 신설했다. IMA본부는 상품 개발부터 운용까지 전담하는 조직으로, 자체 글로벌 투자 역량과 벤처 투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실적배당형을 시작으로 배당형·프로젝트형 상품으로 점진적 라인업 확장을 추진한다. 상품 구조 세분화와 자산관리(WM)부문과의 연계를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IMA 제도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장기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경우 시중 예·적금에서 증권사 장기 투자로 자금 이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IMA는 최소 1년 이상 중장기 투자로 설계되며, 증권사는 자금을 조달해 자기자본의 300%까지 운용할 수 있다. 특히 운용 자산의 70%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하고, 부동산 비중은 10% 이하로 제한되는 등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아래 투명한 운용이 이뤄진다는 점도 신뢰 요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에서 "목표 수익률 수준에 따라 회사채, 기업대출, 메자닌투자, 벤처투자 등 다양한 기업금융·모험자본 공급에 적극 활용될 것"이라며 "투자자도 손실 우려 없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수신+자산운용) 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IMA는 원금 보장을 조건으로 하는 만큼, 증권사의 신용도와 리스크 관리 역량 확보는 관건이다. 증권사가 설정한 손실충당금이 충분치 않을 경우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에 따라 손실 부담이 투자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 구조화된 고수익 상품일수록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고위험 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과 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IMA 도입은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와 안정적인 투자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제도 도입 취지에 맞춰 기업금융 활성화와 자본시장 성장을 촉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경남 미래에셋증권 트레이딩 부문 사장도 "IMA 도입 취지에 따라 모험자본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해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에 기여하겠다"며 "IMA는 원금 지급이 증권사의 신용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글로벌투자전문회사로서 전문적인 리스크 관리와 운용 역량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IMA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예·적금 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기회로 초반 마케팅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단기 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중장기 고객을 대규모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키움증권은 금융위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며 발행어음 시장에 진입했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해져 최대 11조 원 규모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키움증권은 벤처기업, 첨단산업 등 모험자본 투자를 핵심으로 삼고, 지분투자·메자닌·VC 출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본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은 자회사인 키움인베스트먼트, 키움PE 등과의 협력을 통해 투자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국내 대학 기술지주사 및 창업투자사와도 손잡고 기업 성장 전 주기에 걸친 ‘토털 파이낸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점이 없는 온라인 기반 특성을 활용해 높은 수신 금리의 발행어음 상품도 다양화할 예정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계기로 모험자본 공급 등을 통해 자본시장 역동성 제고에 기여하겠다"며 "키움증권 고객에게도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저작권자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