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스테이트 평택 3차 73㎡A 거실. <현대건설 제공>

불황을 극복하고자 틈새상품으로 개발한 전용면적 70㎡대 아파트가 이젠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확장하면 중형 못지않은 크기를 자랑하면서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실속파 수요자에게 인기를 끄는 것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3~4년 전만 해도 전체 가구수의 10% 미만으로 계획됐던 전용면적 70㎡대 아파트 비율이 30% 이상으로 높아지고 있다.

GS건설이 경기도 광주에서 내달 분양할 ‘태전 파크자이’는 전체 668가구의 3분의 1인 196가구가 72㎡와 73㎡로 설계됐다. 현대건설이 평택에서 공급한 ‘힐스테이트 평택3차’도 542가구 가운데 73㎡가 3분의 1이 넘는 192가구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중소형아파트는 59㎡(25평형)와 84㎡(33평형)으로 구성된다. 중소형 선호현상에 공급이 늘었지만 59㎡는 확장을 해도 공간 활용에 한계가 있고, 84㎡는 59㎡와 비교해 전체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등장한 게 70㎡대(27~29평형) 틈새평면이다.

70㎡대 틈새평면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84㎡보다 전체 분양가가 저렴한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3.3㎡당 분양가 기준으로 59㎡ 소형보다 더 싼 경우까지 등장했다.

이달 초 일성건설이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서 분양한 ‘해운대센텀트루엘’ 74㎡A의 3.3㎡당 분양가는 975만원으로 59㎡A의 981만원보다 낮았다. 앞서 10월 대우건설이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공급한 ‘고덕 그라시움’도 73㎡A도 3.3㎡당 분양가(2315만원)가 59㎡(2534만원)보다 저렴했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올해 10월까지 전국에서 59㎡와 70㎡대를 함께 분양한 단지는 80곳으로, 이 중 70㎡대 3.3㎡당 분양가가 59㎡보다 낮은 사업장은 45개에 달했다.

분양가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팬트리, 알파룸 등 특화공간을 활용할 경우 체감면적은 84㎡ 못지않다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5월 현대건설이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동탄’ 74㎡A는 84㎡A와 구조를 비롯해 드레스룸, 화장실 위치까지도 같았다. 주방 옆 팬트리를 알파룸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만 차이를 보였다.

호반건설이 경기도 고양 향동지구에서 7월 공급한 ‘고양향동 호반베르디움’도 70㎡A에 4베이 판상형 구조, 팬트리, 가변형벽체 등을 적용해 84㎡와 큰 차이 없는 평면을 선보였다.

가격과 평면 경쟁력이 인정받으면서 청약성적은 꾸준히 좋아지는 추세다. 70㎡대 틈새평면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공급비율도 낮고 익숙치도 않아 모집가구수를 겨우 채우는 경우가 많았다. 금융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70㎡대 아파트의 1순위 경쟁률은 2012년 1.24대 1, 2013년 1.04대 1이었다.

하지만 틈새평면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2014년 2.82대 1 △2015년 4.87대 1 △2016년(10월까지) 6.14대 1 등 경쟁률이 상승하고 있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가성비를 따지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소형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서 공간 활용도는 중형과 비슷한 70㎡대가 인기를 끄는 것”이라며 “초기만 해도 상품성이 확인되지 않아 공급량이나 찾는 수요자가 많지 않았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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