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⑩]이디시어·아일랜드어·하이다어…연휴 '희귀 언어' 영화 한편 어때?
넷플릭스 '그리고 베를린에서' '니캡'·'에지오브더나이프' 등 멸종 위기 언어로 각본
최장 10일의 추석 연휴를 맞아 영화관으로 인파가 몰리고 있다. 굵직굵직한 국내 영화들이 개봉해 흥행 가도를 달린다.
지난주 개봉한 박찬욱 감독의 블랙 코미디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누적 관객 수가 150만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얼굴'은 5일 기준 100만 누적 관객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지난 3일 개봉한 '보스'는 개봉 첫날에만 23만8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달려라 하니'도 40주년을 맞아 7일 극장 개봉해 영화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긴 추석 연휴를 맞아 평소 보지 못한 희귀 영화나 드라마를 보려는 마니아들도 있다. 최근 희귀 언어를 사용한 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영화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넷플릭스 4부작 드라마 '그리고 베를린에서'(원제: Unorthodox)는 주요 인물들이 이디시어(Yiddish)를 사용한다.
이디시어는 말 그대로 '유대인의 말'이라는 뜻으로 주로 동유럽 아슈케나지 유대인들이 사용했던 언어다. 이디시어는 단순한 언어를 넘어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정체성을 품은 언어로 여겨진다.
유네스코는 이디시어를 소멸 위기 언어로 분류하고 있다. 이디시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곳은 예루살렘과 뉴욕 브루클린, 벨기에 안트베르펜 등 일부 하시드 유대인 공동체에 불과하다.
이 드라마는 데보라 펠드먼의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실제 하시디즘 유대인 공동체를 배경으로 여자 주인공이 뉴욕의 엄격한 종교적 규율과 불행한 정략 결혼에서 벗어나 독일 베를린으로 탈출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올해 개봉한 아일랜드 영화 '니캡'(Kneecap)은 아일랜드어를 지키려는 젊은이들의 노력을 담는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아일랜드어 힙합 그룹 '니캡'의 실제 멤버들이 직접 출연해 모국어 수호와 청년들의 저항을 그려낸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호평받으며 선댄스 관객상을 수상했다.
2018년 개봉한 캐나다 영화 '에지 오브 더 나이프'(Edge of the Knife)는 하이다 원주민 언어로 제작된 최초의 장편 영화다. 이 영화는 19세기 하이다 군도를 배경으로 가족과 상실, 배신 등의 보편적인 정서를 하이다 신화와 함께 담아낸다.
하이다어는 20명 내외만 유창하게 구사할 정도로 절멸 위기의 언어다. 이 영화는 하이다 원주민이 직접 기획·참여했으며 하이다어 보존과 교육에도 기여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