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증권가 "삼성전자 12만원·SK하이닉스 56만원 간다"
AI·HBM 수요에 반도체 슈퍼사이클 예열 삼전 장중 9만원 돌파·SK하닉도 40만원 웃돌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급등하며 코스피 3500포인트 돌파를 견인했다. 메모리 사이클 상승구간 진입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오픈AI(Open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Sam Altman)의 방한 소식이 겹치며 반도체 투자심리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2만원, SK하이닉스를 56만원까지 제시하는 등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49%(3000원) 오른 8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9만300원까지 치솟으며 2021년 1월 이후 약 4년 9개월 만에 장중 9만원선을 돌파했다. 같은 날 SK하이닉스도 9.86%(3만5500원) 급등한 39만5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40만45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은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가격 상승 사이클 진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2만원까지 제시하며 가장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고, SK하이닉스의 목표가는 56만원까지 상향 제시했다. 이는 각각 지난 2일 종가 대비 34.8%, 41.6%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은 내년 인공지능(AI) 서버 및 데이터센터 수요를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의 재고를 빠르게 소진하고 있다. 일부 CSP는 내년 물량을 선점하기 위해 선주문에 나선 상황이며 원청 업체들은 출하를 조절하거나 가격 책정을 늦추는 등 물량 조절을 통해 시세를 관리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D램(RAM)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낸드(NAND) 생산이 줄어드는 밀어내기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예전의 경우 연말로 갈수록 메모리 가격이 조정되는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는 오히려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낮은 재고와 공급 제한이 맞물리며 D램 물론 낸드 가격까지 동반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최근 D램과 낸드 가격을 최소 20% 이상 인상하며 시장 반응을 시험하고 있다. 이는 업계 전반의 가격 상승 흐름을 앞당기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가격 정상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시장 기대를 더욱 자극한 건 오픈AI와의 협력 소식이다. 지난 1일 방한한 샘 올트먼 CEO는 이재명 대통령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고위 경영진을 잇따라 만나 AI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오픈AI는 양사와 협력 의향서를 체결하고, 2029년까지 매월 90만장의 웨이퍼를 '스타게이트(StarGate)' AI 데이터센터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D램 수요는 장기적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한민국 정부와 오픈AI-스타게이트 프로젝트라는 확실한 수요와 구체적인 반도체 생산요구가 맞물리면서 관련 업종들의 실적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적층(12hi) 제품이 인증을 받으면서 그동안 제기됐던 HBM 관련 품질·공급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HBM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면 경쟁사와의 수익성 격차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일반 D램 경기 회복과 함께 HBM 사업 정상화의 수혜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역대 최장 기간의 메모리 업사이클이 진행 중"이라며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공급 제약 상황을 감안할 때, 평균판매단가(ASP)와 실적에는 여전히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