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현대건설, '압구정 타운' 시동…'2.7조원' 압구정2구역 재개발 수주
조합 총회서 찬성률 90% 지지…분담금 4년 유예 등 조건 제시 누적 수주액 8.3조 원 돌파…삼성물산 제치고 정비사업 수주 1위 압구정지구 6개 구역 중 추가 수주 가능성 높아져
현대건설이 사업비 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2구역 수주를 기반으로 3구역과 4구역 수주를 노리며 강남권 부촌을 상징하는 '압구정 현대' 브랜드의 정통성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신사동 광림교회에서 열린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 1431명 중 1286명(약 90%)이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택하며 안건이 가결됐다. 반대표는 91표, 기권 및 무효표는 54표였다.
현대건설은 앞서 두 차례 실시된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법상 동일 시공사가 두 차례 연속 단독 입찰할 경우, 조합은 시공사와 수의계약 체결이 가능하다.
압구정2구역은 1982년 준공된 신현대아파트 9·11·12차 총 1924가구를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대형 사업이다. 한강변이라는 입지적 장점과 함께, 상징성 높은 '압구정 현대' 브랜드 계승 측면에서도 업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총공사비는 3.3㎡당 1150만원, 전체 규모는 약 2조7488억 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입찰 이전부터 브랜드 전략과 조합원 혜택 제안을 강화해왔다. 50년 전 신현대를 지은 회사가 재건축까지 책임지겠다는 의미를 담은 'OWN THE 100'(오운 더 100)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아울러 단독 입찰이라는 여건에도 조합원 분담금 입주 후 최장 4년 유예 등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제시하며 조합원들의 신뢰를 확보했다. 또한 '100% 한강 조망'을 강조한 청사진과 특화 설계 제안 등을 통해 압도적인 찬성표를 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압구정지구 내 추가 구역 확보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압구정지구는 총 6개 구역으로 나뉜다. 이 중 현대건설이 강점을 가진 현대아파트 단지가 포함된 구역은 △2구역(신현대 9·11·12차) △3구역(현대 1~7차·10·13·14차 등) △4구역(현대8차·한양 3·4·6차)이다.
한편 현대건설은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면서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넘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에 올라서게 됐다. 압구정 2구역 수준 전 현대건설의 누적 수주액은 5조5357억원으로 정비사업 2위를 기록 중이었다. 압구정 2구역 사업비를 합치면 8조2845억원으로 1위인 삼성물산의 누적 수주액 7조원 규모를 뛰어넘었다.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2구역은 강남권 대표 재건축 사업으로 시장 파급력이 크다"며 "압구정 재건축 단지 중 첫 시공사 선정인 만큼 인근 단지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