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한샘, '흑자 전환'에도 증권가 전망은 '암울'…왜?

최근 영업이익 개선됐지만 비용절감으로 이룬 실적 매출 하락·주가는 '반토막'…'중장기 성장전략 필요'

2025-09-17     김현정 기자
사진=한샘

한샘이 사모펀수에 인수된 이후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지만 기존 사업 모델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 부담과 사업 다각화 전략 차질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9029억원, 영업이익 8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6.3%, 56.7% 감소했다.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2022년 2조9억원에서 2023년 1조9700억원, 2024년 1조9080억원으로 쪼그라드는 추세다. 

가구 업체의 B2B(기업 간 거래) 매출 중 대형 건설업체를 통한 아파트용 빌트인 가구 공급 부문이 건설경기 장기 침체로 줄어든 탓이다.

다만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 2022년 216억원 영업손실에서 2023년 19억원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서고서 2024년 312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하지만 증권가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샘은 2022년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에 인수된 이후 실적이 나아지고 있다. IMM PE는 한샘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약 30%를 인수한 뒤 롯데쇼핑이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한샘 인수를 진행했다. 롯데는 올해 1월부터 한샘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현재 행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한샘 인수를 통해 가구·인테리어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롯데쇼핑은 하이마트, 건설 등과의 협력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주가는 여전히 인수가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2021년 말 사모펀드 인수 당시 한샘 주가는 10만원선이었는데 16일 기준 4만4700원까지 내려왔다. 

증권가에서는 한샘 인수 후 IMM PE가 시행한 과도한 배당이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한샘의 주당 배당금은 2022년 800원에서 2023년 4500원, 지난해 8530원까지 올랐다. 이에 한샘이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현금이 부족해 향후 추가적인 자산유동화를 단행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한샘은 지난해 서울 상암 소재 사옥을 3200억원에 매각했다. 한샘은 올 들어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한샘이 과거 성장 발판으로 삼았던 '리하우스(인테리어·리모델링) 패키지' 방식이 최근 시장에서는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지적한다.

한샘은 과거 주방, 욕실, 바닥재, 벽지, 조명, 가구까지 전체 집 리모델링을 한 번에 해결하는 '리하우스 패키지' 전략으로 성장했다. 신규 분양·입주 물량과 밀접한 '리하우스 패키지'는 최근 국내 주택 분양 및 입주 물량이 10년내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전망이 어둡다. 올해 상반기 리하우스 부문의 영업손실은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14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이 주방·욕실 교체, 가구 일부 구매 같은 소규모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추세다. 그마저도 홈퍼니싱 부문 상반기 영업이익도 30억원으로 1년 전 72억원 대비 반토막난 상태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부문에서도 한샘은 하반기 신제품 라인업 확대, 인플루언서 활용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지만 돌파구를 내기엔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증권가 전망도 지지부진하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B2B 부문은 분양 및 착공물량이 줄어들면서 매출 감소가 지속되고 있고 리하우스 부문 매출은 소폭 회복됐지만 여전히 주택경기 호황기 대비 적은 수준"이라며 "주가 상승 여력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최근 흑자 기조도 직원 수 감축과 판관비 통제 등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이뤄진 부분이 크기 때문에 우려를 자아낸다. 온라인 유통 채널이나 제휴몰을 통한 매출 증대 전략이 요구됐다. 

업계 관계자는 "외형 성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일시적인 비용 절감으로 흑자를 낸 것이기 때문에 지속성이 불확실하다"며 "단기 흑자에서 중장기 이익 성장으로 이어질 확실한 구조적 전환의 계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