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일본차 美서 관세 15%로 인하…도요타 캠리, 현대 쏘나타보다 저렴해져

日 자동차 관세, 16일부터 27.5%→15%…美시장서 현대차 타격 예상

2025-09-16     박성대 기자
사진=연합뉴스

16일부터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관세가 15%로 인하되는 가운데 한국산 자동차는 아직 해당 품목 관세 인하 시점조차 쉽게 가늠할 수 없어 국내 자동차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지만, 대미 투자 방식 등을 둘러싼 후속 협상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교착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16일 일본산 자동차와 차 부품 관세를 27.5%에서 15%로 인하해 적용하면 여전히 25%의 고율 관세를 무는 한국산 자동차와 차 부품은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미국에 5500억달러 투자를 약속하고, 관세를 내리는 데 합의했다. 이달 초 매듭지은 미일 후속 세부 협상 결과에는 일본의 대규모 대미 투자액과 관련해 △투자 대상은 미국이 정하며 △정해진 투자처에는 45일 이내에 투자금을 보내야 하고 △투자금 상환 전까지는 미일 양국이 수익을 절반으로 나누지만 △상환 후에는 미국이 수익의 90%를 가져간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본산 자동차와 차 부품 품목 관세를 인하하는 대통령령에 최근 서명했다.

한국 정부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올해 4월과 5월부터 각각 적용받아온 자동차와 차 부품 품목 관세율 25%를 15%로 낮추기로 7월에 미국과 합의했지만, 투자금 운영 방식 등을 둘러싼 세부 협의가 공전하면서 인하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이같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한국 자동차 업계에는 악재가 됐다. 당장 일본차의 관세 인하분을 판매가에 적용하면, 상황은 녹록치 않게 된다. 최근까지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 쏘나타 가격이 기본 트림 기준 2만6900달러로 일본 동급차인 도요타 캠리의 판매가 2만8400달러보다 저렴했는데, 일본차 관세 10%포인트 인하분이 판매가에 반영되면 이런 가격 경쟁력이 사라진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아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차량 판매량은 89만3152대로 4위를 기록했다. 143만여대의 판매량으로 1위인 미국 업체 제너럴모터스(GM) 바로 다음 순위는 일본의 도요타로, 123만6739대를 판매했다.

이런 경쟁 환경을 감안하면 올해 2분기부터 본격화 된 미국발 관세 타격이 기존 예상치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뒤따른다. 관세 영향으로 인한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 감소액은 2분기에만 1조6142억원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 이민 당국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HL-GA 배터리 회사) 기습 단속 등의 여파로 전기차용 배터리 조달 계획도 사실상 수개월 연기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그야말로 미국의 변칙 정책이 낳은 불확실성의 늪에 빠진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 비해 높은 관세가 이어질 경우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