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니]'편커족' 되어 편의점 커피 마셔보니…'3頭3色' 뚜렷 

CU·GS25·세븐일레븐 '아아', 1300~2100원 원두·머신·가격 차별화

2025-09-11     김현정 기자
CU(왼쪽)·세븐일레븐(가운데)·GS25(오른쪽)의 자체 커피 브랜드 머신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추출하고 있다. /사진=김현정 기자

2000원대 가성비 프랜차이즈 저가 커피도 비싸다며 편의점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마시는 '편커족'(편의점 커피족)이 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원두 업그레이드, 가격 인하 등 다양한 판촉으로 편커족들을 끌어당긴다.

11일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CU·GS25·세븐일레븐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얼음컵 포함, 라지 기준)은 1300~2100원이다.

기자가 세 편의점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맛본 결과 세 가지 원두의 서로 다른 풍미, 즉 '3두3색'(3頭3色)이 뚜렷했다.

식사 후 숭늉을 찾던 한국인의 입맛에는 GS25의 커피가 가장 어울렸다. 쓴 맛을 최소화하고 약간의 산미를 느낄 수 있다. 대체커피나 보리차가 연상될 정도로 호불호 없는 무난한 풍미를 냈다.

산미가 적고 부드럽게 고소한 맛의 커피를 좋아한다면 CU가 적절하다. 세븐일레븐은 가장 개성이 강하다. 쌉쌀하고 산미가 있어 스페셜티 커피 취향이라면 선택할 만하다.

편의점 업계의 커피 매출은 최근 3년간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CU의 즉석커피 'get 커피'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3년 23.2%, 2024년 21.7%, 올해(1~8월) 17.5%다. 세븐일레븐의 ‘세븐카페’ 매출도 2023년 30%, 2024년 20%, 올해(1~8월) 10% 등 견조하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자체 커피 브랜드 '카페25'도 최근 3년간 매출이 연평균 20% 이상 늘었다. 

이같은 편의점 커피 브랜드의 성장 배경에는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이 작용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수도권 커피 프랜차이즈 아메리카노 한 잔의 평균 가격은 3001원, 카라멜마끼아또는 4717원이다. 이는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에 비해 각각 13.9%, 32.4% 높은 수준이다.

편의점 커피의 인기 요인은 가격에만 있지 않다. 편의점 업체들이 원두와 머신 등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CU는 올해 상반기 'get 커피'의 원두를 3년 만에 전면 교체했다. 브라질·과테말라·콜롬비아산 원두를 4:4:2로 배합해 다크 로스팅으로 볶은 신원두는 고소함과 바디감을 강화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을 살렸다. 

세븐일레븐은 2015년 1월 업계 최초로 종이 필터를 이용한 핸드드립 방식의 '세븐카페'를 선보인 바 있다. 스페셜티 커피처럼 산미가 있고 개성이 강한 커피 맛은 이러한 추출 방식에 기인한다.

한편 GS25는 '카페25'의 커피머신으로 스위스 프랑케의 'A400 FLEX' 모델을 이달 말까지 700대 설치하고 연말까지 모두 120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자체 커피 브랜드들이 가성비뿐만 아니라 맛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며 "편커족들의 만족도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