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사, 공모시장 자금조달 재개 '저울질'
호텔롯데·롯데렌탈 등 회사채 발행 추진 계획
롯데그룹 경영비리에 대한 검찰수사가 마무리되면서 롯데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 등이 이뤄지는 공모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향후 기업공개(IPO) 일정에 맞춰 회사채 발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롯데렌탈도 연내 회사채 발행과 은행권 차입을 다시 시작할 계획이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내년쯤 IPO를 재추진하면 회사채 발행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IPO 시기에 맞춰 회사채 발행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지난 9월 인천국제공항 임차보증금 반환채권을 담보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과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총 5000억원어치 발행했다.
작년 2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약 5000억원의 임차보증금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냈는데, 이 돈은 면세점 임대차계약이 끝나면 돌려받게 된다. 이 임차보증금의 유동화는 애초 지난 7월 추진하려다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수사로 중단됐었다.
회사 관계자는 "유동화한 자금 5000억원 중 3000억원으로 만기가 도래한 기업어음(CP)를 상환했고 나머지 2000억원은 연내 만기인 회사채를 갚는 데 쓸 것"이라고 말했다.
올 12월 1000억원어치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 롯데물산은 회사채 발행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호텔롯데 IPO 재추진 일정에 맞춰 회사채 발행을 재개할 예정"이라며 "주요 주주인 호텔롯데의 상장 여부는 롯데물산 회사채 발행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롯데렌탈은 연내 갚아야 할 CP가 2700억원 규모다. 내달 20일까지 6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는 점을 감안하면 연내 상환할 시장성 차입금은 3300억원에 달한다. 롯데렌탈은 단기자금 조달용으로 찍었던 CP를 회사채와 은행 차입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CP는 안정적인 자금조달 수단이 아니다"라며 "만기가 긴 회사채와 차입금으로 안정적인 자금운용 구조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검찰 수사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웠던 지난 9~10월 주로 CP를 활용해 자금을 끌어 썼다. 그 결과 연내 갚아야 할 CP 물량이 3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롯데쇼핑은 연내에는 회사채 발행 계획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만기가 돌아오는 CP는 다시 CP로 차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달 27일 1000억원어치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 롯데칠성은 유리한 자금조달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롯데 계열사들은 공모 발행을 할 때 공시하게 되는 증권신고서 기재 부분을 놓고 여전히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