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K-배터리 3사와 '전기차 안전기술 강화' 맞손
국가대표 자동차·배터리 회사 연합…"세계 전기차 시장 주도"
현대자동차·기아는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하 배터리 3사)과 22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전기차 배터리 안전 강화 기술개발을 위한 1년간 협업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협력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글로벌 전기차 기술을 선도 중인 한국 기업이 힘을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안전기술을 확보하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각 사 경영층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됐다. 한 국가의 자동차 제조사·배터리 회사가 모두 연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기술 확보에 나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지난 1년간의 5대 과제 기반 협업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024년 8월 현대차·기아는 연구개발(R&D), 생산공정, 품질, 특허 등 전 부문에 소속된 인력을 모아 '배터리 안전확보 TFT' 구성을 제안했고 이에 배터리 3사가 화답해 1년간 긴밀한 협업을 진행해왔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당시 협업의 일환으로 배터리 품질·안전을 강건화를 위한 5대 협업 과제로 △안전 특허 △디지털 배터리 여권 △설계 품질 △제조 품질 △소방 기술 등을 선정했다.
먼저 안전 특허와 관련해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각자 개발한 안전 특허기술 공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 TFT는 지난 1년간 단락 방지 기술 등 공유 특허를 도출했고 앞으로도 신규 특허 리스트를 공유하는 등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디지털 배터리 여권은 유럽연합(EU)이 주도해 배터리의 생산부터 폐기·재활용까지 모든 생애주기 정보를 디지털화 하는 제도에 대응하기 위한 과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국제 표준을 만족하고 안전 특화 항목을 추가한 신규 배터리 품질 추적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설계 품질 과제는 배터리 화재 원인을 사전에 검증하기 위해 배터리 셀에 강건화 설계를 적용하고 궁극적으로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조 품질은 배터리 제조 공정에 신기술을 도입해 양산셀의 안전성과 품질을 높이기 위한 과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향후 제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 품질을 높인 지능형 제조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소방 기술 과제는 전기차 배터리 셀 데이터를 국립소방연구원에 제공해 소방청에서 기초 연구 목적으로 활용하고 실제 화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실효성 검증을 목표로 한다.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TFT를 통해 배터리 셀 화재 감지 시스템과 화재 진압 기술을 공동 연구한 특허를 출원하고 국립소방연구원과 전기차 화재 발생 대응 가이드를 개정했다.
이날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3사는 1년간 운영해온 TFT 종료 후에도 5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협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현대차·기아-배터리 3사, 배터리 안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각 사는 안전 신기술을 추가 개발하고 특허 지식재산권을 공유하는 등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 사장은 "이번 협력은 현대차·기아와 배터리 기업 경영층의 의지, 연구진들의 헌신·전문성, 정부 부처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배터리 기업과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더욱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기차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근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