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가드, '채권 70%, 주식 30%'의 자산배분 권장
"현재 가장 유리한 포트폴리오…주식 밸류에이션 높아 채권이 더 매력적" "향후 10년간 美주식 연평균 수익률 3.3~5.3%, 채권 4~5%로 예상"
미국 주식은 지난 4월 중순 저점 이후 급등했다. 밸류에이션도 높아진 상태다.
자산운용사 뱅가드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장기 투자자라면 통념보다 더 많은 자금을 채권에 배분해야 한다고 5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주장했다.
자산배분의 전통적 방식인 60/40 포트폴리오(주식 60%, 채권 40%)는 널리 받아들여져왔다.
일부 전문가는 80/20 전략이 젊은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뱅가드는 향후 10년 동안 더 보수적인 접근이 유리할 수 있다며 자산의 70%를 채권에, 30%를 주식에 투자하는 게 현재 가장 유리한 포트폴리오라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는 뱅가드의 ‘자산배분모델’에 따른 것으로 초기 밸류에이션을 기반으로 향후 10년간의 수익률에 대해 예측한다.
뱅가드는 "주식의 지속적인 강세가 미 주식 대비 채권의 매력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며 "향후 10년 동안 미 주식의 수익률이 장기 평균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뱅가드는 미 주식이 여전히 공정 가치 범위의 상단을 초과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식 밸류에이션은 장기 수익률 예측에 중요한 지표다. 그러나 뱅가드는 현재 이 지표들이 여러 방식에서 과도하게 높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최근 10년간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은 현재 2021년, 2000년, 1929년 수준과 유사한 고점에 있다. 이런 시기 이후에는 한결같이 고통스러운 약세장이 뒤따랐다.
CAPE란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학 교수가 창안한 것으로 물가를 반영한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주당순이익(EPS) 10년 평균값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PER)이다.
주가가 지난 10년간 평균 EPS의 몇 배인지 보여주는 지표로 배수가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게다가 주식위험프리미엄(ERP·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할 경우 국채나 현금 같은 무위험 자산의 수익률에 추가해 얻을 수 있는 초과 수익률)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이는 현재의 주식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볼 때 무위험 채권 수익률 대비 주식의 기대 수익률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뱅가드는 향후 10년 동안 미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이 3.3~5.3%, 채권은 4~5%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현재 약 4.2%다. 이는 주식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투자자들로 하여금 리스크 없는 안정적 수익을 찾아 이동하게 만든다.
다만 뱅가드의 예측은 향후 10년을 기준으로 도출한 것이다. 투자 기간이 30년처럼 훨씬 더 길다면 뱅가드는 여전히 주식이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
뱅가드는 이런 자산배분모델이 모든 투자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해법은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술적 가치 기반 자산배분(TVAA)은 거래 비용, 세금 등 실제 투자 제약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참고용 모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의 목표, 위험 선호도, 세금 상황, 개인적 선호 등을 고려해 이 모델이 적합한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