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약국 벗어난 건기식…다이소 이어 편의점까지

편의점업계, '소용량·고품질·가성비' 상품으로 시장 진출 대한약사회, 다이소에 이어 편의점업계에도 제동거나

2025-08-06     장세진 기자
CU는 지난달 28일부터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시작했다. / 사진=BGF리테일 

약국에서만 찾아볼 수 있던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의 판로가 생활용품업체인 다이소를 넘어 편의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지난달 28일부터 전국 6000여개 점포에서 건기식 판매를 시작했고, GS25도 이달부터 전국 5000여 개 점포에서 비타민·유산균·오메가3 등 건기식 30여 종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3월, 다이소가 3000~5000원대 균일가에 건기식을 전국 매장에 선보이며 폭발적인 소비자 반응을 이끌어냈다. 저렴한 가격에 비타민, 오메가3, 밀크씨슬 등 주요 기능성 성분을 담은 제품들이 등장하자 일부 매장에서는 진열대가 텅 비기도 했다. 

하지만 몇몇 제약사가 다이소에 납품을 시작한 지 불과 5일 만에 납품을 철회하는 사례도 있었다. 대학약사회의 반발 탓이다.

◇다이소서 저가 건기식 수요 폭발…편의점, 소비자 요구 반영 건기식 판매 본격화

편의점업계는 소비자들의 저가 건기식 수요가 반영된 다이소의 성공 사례에 자극을 받아 건기식 판매에 본격 뛰어들었다. 편의점은 전국 점포망과 24시간 영업이라는 접근성을 무기로 소비자 마음잡기에 나섰다. 

BGF리테일의 CU는 당초 2026년 1분기로 계획했던 건기식 판매를 6개월 앞당겨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약 6000개 점포에서 10일분 기준 11종의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가격은 모두 5000원 이하이다.

CU의 건강 관련 식품 매출은 2024년 전년 대비 137.2%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도 85%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시장 확장세가 두드러진다. 

CU 관계자는 "다이소 사례 이후 소비자 요구가 급증했고 제약사들의 관심도 동시에 높아졌다"고 말했다. 

GS25도 삼진제약·종근당·동화약품 등과 협업해 비타민·유산균·오메가3 등 30여종의 건기식을 이달 중에 전국 약 5000개 점포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하반기 중 유사한 상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소비자 "유통 막는 약사회 불만" vs 약사회 "저가 건기식 유통질서 혼란"

대한약사회의 반발에 대해 소비자들은 "왜 싸게 못 사게 하느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약사회는 "약국에서 판매되는 건기식은 약사의 전문적인 상담과 소비자 건강 상태를 고려해 판매되기 때문에 단순 판매 가격만으로 비교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저가 건기식이 약국 이미지를 훼손하고 약국 경영에 악영향을 준다"고도 했다.

약사회는 일부 제약사에 '판매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압박성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양약품은 유통 경로 재조정을 명분으로 다이소에서 발을 뺐다.

이에 지난달 30일 공정위는 대한약사회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약사회가 특정 유통망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했는지,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공동 행위를 유도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피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의약품 유통은 허가제이지만 건기식은 식품이기 때문에 약국 외 유통도 가능하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국의 전유물이던 건기식 시장에 소비자 주도의 변화가 시작됐다"며 "단순한 '다이소 vs 약사회' 갈등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과 구매 편의성, 그리고 유통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두고 유통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건기식시장 규모는 2020년 6조1822억원에서 지난해 7조3438억원으로 증가했고, 2028년에는 8조2912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