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멈추지 않는 산업재해…'정부제제·살인기업 낙인'에 업계 비상

이 대통령, 포스코 질타…형사 처벌 외 징벌적 손해배상 등 경제 제재 예고 올해 사망사고 낸 현대건설·HDC현산·현엔·삼성물산 등 대응체제 돌입 

2025-08-06     박성대 기자
사진=챗GPT 생성 이미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포스코이앤씨에서 발생한 현장 사망사고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건설업계가 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사고를 낸 건설사에 대해 형사 처벌은 물론 초강력 경제 제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뿐 아니라 올해 상반기 사망 사고가 발생한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등도 초긴장 상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 정희민 사장은 전날 잇따른 산업재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정 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사고가 반복된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회사 경영 전반에 대한 반성과 근본적 쇄신을 요구하는 엄중한 경고로 받아들인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전국 모든 현장의 공사를 중단하고 전사적 안전점검에 돌입했고, 외부 전문가와 TF(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안전관리체계를 전면 재점검할 방침이었지만 현장사고가 며칠 새 또다시 발생하면서 결국 대표이사가 사임했다.

포스코이앤씨 현장에서는 올 들어 1월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 4월 광명 신안산선 붕괴, 대구 주상복합 추락 등 네 차례 중대 재해로 4명이 숨졌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전국 65개 현장에 대한 전면 감독에 들어갔다. 본사 포함 현장 전수조사로 반복 사고의 구조적·근본적 원인 규명과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국무회의에서는 사망사고 발생 기업에 △대출 규제 △공공 입찰 제한 △매출액 3% 과징금 부과 △건설 면허 취소 등 초강력 제재 방안도 논의됐다. 특히 사망사고 발생 시 매출 3% 과징금이나 최대 1년 영업정지 처분이 가능한 '건설안전특별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건설업계는 긴급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달 30일 '중대재해 근절 및 건설현장 안전확보를 위한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업계 협력과 안전관리 체계 구축 의지를 밝혔다. 한승구 대한건설협회 회장은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며 힘을 합쳐 실효성 있는 안전관리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대형 건설사들도 징벌적 처벌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노동부는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등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올해 초 안성 고속도로 붕괴 사고 등 세 차례 사망 사고를 겪은 현대엔지니어링은 신규 수주를 잠정 중단했다. 안전 예산은 2021년 449억원에서 2023년 1189억원으로 세 배 이상 늘었으며, 작업중지권 활성화 등 전방위적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 역시 올해 3차례 사망 사고를 겪었으나, 안전예산은 최근 3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해 올해는 2773억원을 책정했다. AI(인공지능) 재해예측, 장비 협착 방지, 원격현장관리 플랫폼을 갖추고 작업 열외권과 포인트 제도 등을 운영하며 예방에 힘쓰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고안전책임자(CSO) 도입 후 평가·예산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작업중지권 보장 및 포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45만건 넘는 작업중지권 행사를 기록했으며, 협력사 안전 평가 '안전인정제'도 도입해 사고 예방 파트너십을 강화 중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고안전책임자를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했다. 정기 경영진 현장 점검과 근로자 작업중지권·사전작업허가제 운영으로 안전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 사고를 줄이기 위한 정부 의지에 공감하지만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해선 현장 실정에 맞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공사비 상승과 공기 단축 압박 속에서 현장은 안전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에 있어서 탄력적 운영과 유형별 분석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