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K-라면·화장품' 관세 여파 대응…美 판매 가격 올릴까

농심, "현지 생산공장 있어 영향 제한적"…삼양, "'불닭' 가격인상 불가피" 화장품 업계, "현지 리테일과 소통…수익성 유지 방안 다양하게 검토 중"

2025-08-04     김현정 기자
불닭볶음면 / 사진=연합뉴스

한미 상호관세 조정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미국에서 '글로벌 히트'를 구가하던 한국 식품과 화장품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글로벌 히트상품'인 불닭볶음면 수출업체인 삼양식품은 미국 내 판매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고 아모레퍼시픽 등도 대응 전략을 고심 중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관세의 영향으로 미국에 수출하는 일부 제품의 공급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세계 각국에서 불닭볶음면에 인기를 얻으면서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전체의 80%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다.

특히 미국을 포함한 미주 매출은 지난해 삼양식품 해외 매출 비중의 28%까지 늘어 중국과 함께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불닭볶음면은 미국에서 봉지당 판매 가격이 1.5달러 정도다.

미국은 오는 7일부터 한국산 제품의 상호관세 15%를 적용키로 확정했다. 그간 라면은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됐지만 지난 4월 10% 관세가 적용됐고, 이번 협상 타결로 15%로 관세율이 올라갔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관세 비용이 발생함에 따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인상폭과 인상 시기는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가격을 유지할 경우 관세 비용만큼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돼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샴양식품은 미국 수출 제품을 모두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다. 미국 내 생산기지가 없어 삼양식품의 미국법인이 국내 생산량을 수입한 뒤 현지 중간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출된다.

농심 등 미국에 생산공장을 가진 식품업체들은 이번 관세 여파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전망인 데 반해, 삼양식품은 가격 인상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삼양식품은 미국 현지 공장 인수 등의 계획은 없으며 향후 중국 현지 공장 개설을 통해 중국 내수 수요에 대응하고 한국 생산 물량은 유연적으로 해외 수출 물량에 활용할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공식 시행키로 한 지난 4월부터 관세 대응 태스크포스팀(TF)을 꾸려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K-뷰티 / 사진=연합뉴스

한창 'K-뷰티' 성장가도를 달리던 화장품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업체의 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어나며 호조를 보였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제품의 특성상 원가가 높지 않아 관세 여파로 인한 가격경쟁력 훼손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주요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은 이미 미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대비해왔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미국 시장 내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현지 리테일 파트너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단순한 가격 인상 카드 외에 프로모션 정책 재조정, 포트폴리오 운영 전략 변화 등 수익성 유지를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 충격을 최소화하고 미국 시장 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 리테일 파트너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다양한 대응 전략을 마련 중"이라며 "미국 사업 전반의 원가 부담 확대에 대해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 역시 "관세변화에 따른 미국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사업전략을 세워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