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승인건수는 늘었지만 단가는 하락…카드사 수익성 '이중고'

가맹점 수수료율 14년째 하락세…"거래량 증가가 수익 직결 안돼"

2025-08-01     최연성 기자
사진=픽사베이

2분기 카드 승인 실적이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지만 카드업계는 복합적인 수익성 과제에 직면했다. 승인건수는 늘어났지만 '건당 승인금액'이 하락하면서 거래량 증가가 곧바로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여기에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까지 겹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 구조 개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일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카드 승인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75억1000만건에 달했다. 하지만 평균 건당 승인금액은 전분기 대비 5.0% 감소한 4만1686원에 그쳤다. 이는 카드사가 개별 거래마다 얻는 수익이 줄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제할 때마다 가맹점 수수료를 받는데 영세 자영업자분들한테는 0.4%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승인 금액이 떨어지면 여기에 0.4%를 곱한 만큼 수수료 수익도 줄어들기 때문에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체크카드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평균 건당 승인금액은 2만2384원으로 전분기 대비 6.9%나 하락했다.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수수료율이 낮아 카드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조인데 승인금액까지 줄어든다면 이중고에 직면하게 된다.

법인카드 승인금액은 5.9% 증가했지만 승인건수는 0.7% 감소해 고액거래 위주 사용은 유지됐다. 반면 개인카드는 승인건수와 금액이 모두 증가했지만 평균 건당 승인금액 상승폭은 제한적이었다. 이 같은 양상은 카드사가 처리해야 할 건수는 늘어나면서 정작 실질 수익은 개선되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업계에서는 건당 승인금액 하락보다 가맹점 수수료율 자체의 지속적인 하락이 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 관계자는 "승인건수나 결제 금액보다도 가맹점 수수료율 자체가 낮아서 카드사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을 추진해온 결과, 현재 영세 자영업자들로부터 받는 가맹점 수수료는 0.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적격 비용 제도 도입 이후 14년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전체 가맹점의 90% 이상이 영세 자영업자들인데 이들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0.4%에 불과하다"며 "이 수수료율이 14년째 하락하고 있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원래부터 수익성이 낮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이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거래 처리 비용은 늘어나는 반면 수익률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카드를 한 번 결제할 때마다 조달 비용과 벤더 수수료 등 여러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가맹점 수수료 비율이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가 늘면 조금 더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지만 수수료 자체가 많이 낮은 상황"이라며 "건마다 고정 비용이 발생하는데 그런 여러 비용 대비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훨씬 낮다"고 말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