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홈쇼핑③(끝)]"TV를 넘어서라"…'모바일라방·숏폼' 확대하는 홈쇼핑업계
매출 구조, 방송은↓ 모바일은↑…SNS·인터넷 등 경쟁플랫폼 성장에 '긴장'
유튜브, 넷플릭스 등 볼거리가 다양해지면서 지상파·케이블·IPTV 등 전통적인 TV 시청률은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이에 우수 중소기업의 등용문 역할을 하던 홈쇼핑 업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홈쇼핑 업계가 방송 업계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잡음이 커진다. 3회에 걸쳐 양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송출수수료 해법을 고민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TV에만 머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로 판매 채널을 전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
최근 방송 매출 감소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TV홈쇼핑 업계 일각에서 위기 타개책으로 확산되고 있는 의견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실시간 방송이나 AI 맞춤형 상품 제안, 홈쇼핑형 숏클립 등 'TV→모바일'로의 플랫폼 변화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홈쇼핑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4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집'에 따르면, 홈쇼핑 12개사(TV홈쇼핑 7개사+T커머스5개사)의 지난해 홈쇼핑방송매출액 총액은 2조8471억원으로 전년(2조9086억원) 대비 0.02% 감소했다.
이는 홈쇼핑 방송 내 전화 주문된 매출만을 집계한 것이다. 방송 효과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모바일 매출은 기타사업매출액으로 집계된다.
홈쇼핑 12개사의 지난해 기타사업매출액 총액은 3조4696억원으로 전년(3조2617억원) 대비 0.06% 늘었다.
대부분의 채널이 홈쇼핑방송매출액이 줄고 기타사업매출액이 늘거나 그 반대 양상을 보였으나, T커머스 중 신세계라이브쇼핑과 티알엔은 두 항목 모두 증가세를 보이는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TV 방송을 통해 판매되는 홈쇼핑 매출보다 모바일·온라인몰·제휴몰·PB상품 등이 포함된 기타사업 매출이 호응을 얻으면서 홈쇼핑 업계의 태세 변환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롯데홈쇼핑(우리홈쇼핑)은 올 들어 국가별 특화 상품을 소개하는 글로벌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차별화된 모바일 쇼핑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이탈리아 리빙 특화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미국(패션·잡화)과 뉴질랜드(건강기능식품)로 생방송 국가를 확대하고 이달 17일에는 일본 오사카 현지에서 '이세이미야케' '꼼데가르송' 등 일본 디자이너 브랜드 30여종을 현장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누적 시청자 수만 1만명에 달한다고 롯데홈쇼핑은 전했다. 다음달 중으로는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고급 식재료를 선보이는 현장 생방송이 예정돼 있으며 향후 간편식, 스낵 등으로 판매 상품을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홈쇼핑은 TV홈쇼핑 방송에 틱톡·유튜브 등의 숏폼 방식을 적용한 '300초 숏핑'을 통해 생필품, 가공식품 등을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TV숏폼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공영홈쇼핑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현장라이브인 '공영라방'을 통해 지역 특산물을 판매한다. 지난해 43회 진행된 공영라방은 화천 산천어 축제와 논산 딸기 축제, 제주 감귤 박람회 등 지역 축제 현장을 찾아 특산물 알리기에 앞장섰고 올해도 화천토마토 축제 등 다양한 현장라이브를 기획 중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달 자사 앱에서 모바일 라이브를 확대 개편해, 쉽게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앱 내 노출 위치를 변경하고 디자인을 바꾸는 등 앱 개편을 실시했다. AI 런웨이와 챗GPT를 통해 제작한 영상도 적극 활용했다.
이는 유튜브·네이버쇼핑·카카오쇼핑 등 경쟁 플랫폼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것이다.
치킨 브랜드 bhc는 최근 카카오쇼핑라이브(이하 카쇼라)에서 초복을 맞아 대표 인기메뉴 6종을 최대 7000원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고, 한국타이어가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쇼핑 라이브를 통해 할인 행사를 펼치는 등 신생 이커머스들의 모바일 라이브 활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TV 방송 매출이 줄고 모바일 매출이 늘면서 모바일 부문을 강화하는 쪽으로 홈쇼핑 업계가 힘을 싣고 있다"며 "TV 시청률 하락이라는 대세를 거스르기 쉽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