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인사이트]테슬라 비관론자, 테슬라 실적에 '험난한 앞길' 예상

자산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CEO "많은 문제 당분간 해결 불가" 테슬라 2분기 성적표에 "형편없는 결과, 슬프고 우울하다" "머스크가 자신의 평판 위기 해결 못하면 테슬라의 고전 계속될 것"

2025-07-25     이진수 선임기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장기 투자자였으나 현재 테슬라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자산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암울한 2분기 실적에서 희망적인 부분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테슬라의 최근 실적 발표 이후인 24일(현지시간) 경제 뉴스 및 분석 프로그램 ‘블룸버그 더 클로즈’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슬라 내부에 핵심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일론 머스크 CEO의 대외 이미지 위기라고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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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머스크 CEO가 정치활동에 적극 뛰어들면서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평판이 나빠졌다.

거버 CEO는 머스크 CEO가 평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테슬라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머스크 CEO가 적어도 1년간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진다면 테슬라는 도약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버 CEO는 "머스크 CEO의 정치적 의견뿐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실제로 드러내는 그의 행동이 매우 부적절해 사실상 거의 모든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고 있다"며 "방 안의 코끼리, 다시 말해 ‘일론’이라는 존재를 언제쯤 누가 정면으로 다룰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갸우뚱했다.

그는 "아마 1년쯤 지나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면서도 "하지만 머스크 CEO가 지금 같은 행동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나아질 방법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머스크 CEO의 불안정한 소셜미디어(SNS) 활동과 정치적 얽힘으로 테슬라 판매가 세계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날 테슬라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총매출은 224억9600만달러(약 30조9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의 매출 감소폭이 테슬라 역사상 최소 10년만의 최대치라고 전했다. 주당순이익(EPS)도 0.40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23% 쪼그라들었다.

매출과 EPS 모두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의 평균 예상치(매출 227억4000만달러, EPS 0.43달러)를 밑돈 것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42% 감소한 9억2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4.1%로 지난해 동기 6.3%보다 2.2%포인트 낮아지고 직전 분기 2.1%보다 2%포인트 높아졌다.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16% 준 11억7200만달러다.

핵심 사업인 자동차 매출은 166억61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6% 위축했다.

사진=AP연합뉴스

테슬라의 이런 성적표에 대해 거버 CEO는 "형편없는 결과"라며 "성장하는 산업에서 테슬라의 쇠퇴는 슬프고 우울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거버 CEO는 테슬라의 재정상태가 계속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가까운 시일 안에 자본 지출은 증가하는 반면 매출이 정체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테슬라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저가형 모델이 반드시 선보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수년간 저렴한 테슬라 모델을 예고해왔다.

거버 CEO는 "판매실적을 개선하려면 저가 신모델에서 돌파구가 나와야 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현재 테슬라가 위기에 처해 있는 듯하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사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머스크 CEO의 역량이 가장 잘 작동한다. 안타깝게도 그가 최고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끔찍한 위기가 필요하다. 이번에도 그럴 수 있을 것이다."

거버 CEO가 운영하는 거버가와사키는 수년간 테슬라 지분을 꾸준히 줄여왔다.

올해 1분기 거버가와사키의 주식 보유 현황 보고서(13F)에서 약 2만6000주의 테슬라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보유 지분의 10% 정도에 해당한다.

거버가와사키는 이후로도 테슬라 주식을 계속 줄이고 있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