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제약·바이오업계 "주주가치 높여라"…'밸류업' 프로그램 확산
올해 상반기에만 20여개 기업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셀트리온ㆍ유한 나서자…보령·휴젤·JW중외 등 동참
제약·바이오업계에 '주주가치 제고'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나서며 최근 정부가 강조하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유한양행 등 20여개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이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은 올해에만 8차례에 걸쳐 총 75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했고, 이 가운데 상당수를 1000억원 단위로 순차적으로 소각했다. 최근 발표된 1000억원 규모 소각을 포함하면, 올해 누적 소각 금액만 약 9000억원을 넘는다.
셀트리온은 관계자는 "단순한 주가 방어가 아니라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전량 소각을 전제로 한 매입"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정진 회장을 포함한 셀트리온 지주사도 자사주를 동시 매입하는 등 그룹 차원의 책임 경영도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98년 역사에서 첫 자사주 소각했으며 추가 매입을 공시했다. 지난 5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 252억원 규모(24만여 주)의 자사주를 소각한 유한양행은 이후에도 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보령제약도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후 일부를 소각했으며 휴젤과 유유제약, JW중외제약, 큐라켐 등도 잇따라 자사주 소각 및 매입을 진행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13개 이상 제약기업(셀트리온 유한양행 메디톡스 한국유나이티드 리가켐바이오 JW중외제약 휴메딕스 한올바이오파마 유유제약 코미팜 선바이오 일양약품)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으며 소각까지 병행한 곳은 6곳(셀트리온 유한양행 휴젤 보령 큐라켐 바디텍메드) 이상으로 관련 업계 전반에 실질적인 '주주가치 제고' 움직임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 중인 'K-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인 민간 확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라며 "과거 배당확대나 IR 강화 수준에 그쳤던 주주친화 정책이 이제는 자사주 매입, 소각, 유통물량 감소, 주당가치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세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