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인사이트]BofA "하반기 들어 美증시에 투기적 거품 생길 수도"

관세에서 세금감면과 금리인하로 정책 선회하면서 증시로 자금 유입 부추겨 BofA, 최적의 대응 전략으로 미 성장주와 해외 가치주 보유 제안

2025-06-28     이진수 선임기자
사진=AFP연합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마이클 하트넷 투자전략가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하를 둘러싼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투기적인 주식시장 거품이 생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트넷 전략가는 27일(현지시간) 공개한 노트에서 시장환경에 곧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이로써 투자자들에게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거래 전략도 함께 제시했다.

그동안 지정학적 긴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이 시장에 역풍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휴전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심은 7월 금리인하 가능성으로 옮겨갔다.

미국이 중국 및 기타 무역 파트너국들과 협상에 근접하면서 관세 전쟁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투자자들에게 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대신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더 크게 반영하고 다음달 의회에서 통과될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에도 주목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이후 연준의 여러 고위 관계자가 이르면 다음달 금리인하에 찬성한다고 발언했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파월 의장이 입장 선회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예산조정법안, 일명 ‘크고 아름다운 법안’(Big Beautiful Bill Act•BBB)이 기업과 일부 가계에 대한 세금 감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BBB는 감세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다. 개인 소득세율과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세액공제 확대 등의 기한 연장을 담고 있다.

이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7년 도입됐던 조치를 연장하는 게 기본 뼈대다. 대규모 감세에 따른 세수 감소를 사회복지 지출 감축으로 보전하도록 하는 세출입 구조 변경이 목표다.

하트넷 전략가는 "올해 하반기 거품 리스크가 커졌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관세에서 세금 감면과 금리인하로 정책을 선회함에 따라 미 달러화 약세 및 미 주식 거품 유발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미 증시에 이미 총 1640억달러(약 223조86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이는 역사상 세 번째로 큰 연간 유입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S&P500지수 추이 / 자료: 트레이딩이코노믹스

현재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5월 고점 대비 0.3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스왑시장에서는 향후 12개월 동안 연준이 금리를 4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트넷 전략가는 투자자들에게 미국의 성장주와 해외 가치주를 보유하는 게 잠재적 거품 국면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는 위험과 수익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전략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런 전략은 미국과 해외 시장의 성장에 동시 노출된다. 따라서 하반기에 예상되는 거품의 영향을 방어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하트넷 전략가는 평가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이와 유사한 전략은 올해처럼 시장과 경제의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유효하다고 입을 모았다.

‘채권왕’으로 불렸던 억만장자 투자자 빌 그로스는 이번주 주식의 소규모 강세장과 채권의 소규모 약세장을 예상하면서 ‘주식 매수, 채권 매도’ 전략을 강조했다.

하트넷 전략가는 인공지능(AI) 관련 거품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하반기 미국 및 글로벌 증시에서 ‘실적성장 가속화’가 가장 가능성 높은 상승 재료로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