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이재명 랠리'에 코스피 3000P 안착…3년 6개월 만
고점에 대한 인식, 차익 매도 물량 유입 가능성도 유통, 화장품, 제약·바이오 등도 관심 가져볼 만
코스피 지수가 3년 6개월 만에 종가 기준으로 3000포인트에 안착했다. 주가가 그간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내온 만큼 하락 압력 또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심리적 저항선인 3000을 돌파하면서 투자자 유입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어 눈길을 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4.1포인트(1.48%) 오른 3021.84로 마감했다.이날 코스피는 개장 후 오전 등락을 거듭하다 10시 45분경 3000.46을 기록하며 3000선을 넘어섰다. 이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는 3000포인트에 안착했다. 3000선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2021년 12월 28일에 기록한 3020.24포인트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개인이 597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672억원, 41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발표된 30조5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이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순환매를 유도했다"며 "민생 회복 소비쿠폰 지급, 건설경기 활성화, AI와 K-컬처, 바이오 등 신산업 지원을 위한 자금을 편성했는데, 이는 내수 경기와 신산업 중심으로 관련된 업종에 정책 수혜 기대감이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도 이날 개장 전 보고서를 통해 "국내 증시는 경기 진작 및 내수 소비 여력 보강에 초점을 맞춘 약 30조원 규모의 추경안 확정에 따라 유통 등 내수 소비주를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 이날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0.51%, 3.86% 상승했고, 한국화장품과 바른손, 코리아나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대표 소비주인 화장품 관련주에 매수 심리가 유입됐다.
다만 코스피가 고점에 근접함에 따라 차익 실현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17일을 정점으로 18조원에 육박했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면서 매수 강도가 약화되고 있다"며 "현재 상승세는 실적 기반이 아닌 투자 심리 개선에서 비롯된 랠리라는 점에서 코스피는 3000선 부근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박스피를 탈피하며 개인 자금이 증시에 후행적으로 진입할 개연성도 커졌다"며 "코스피가 3000을 넘고 평균 밸류에이션을 넘어 오버슈팅한다면, 이때는 소외된 종목이 아니라 주도주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심을 가져야 할 업종으로 AI 반도체 및 AI 소프트웨어 관련주, 유통, 화장품, 제약·바이오, 지주, 증권, 스몰캡을 추천했다.
그는 "과거 코로나19 당시 재난지원금 지급은 편의점 등 유통 업종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바 있다"며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한 PF 지원 정책, 민생 안정을 위한 소상공인 지원책 등은 내수 경기 회복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 및 연구개발(R&D) 육성 등 정책 수혜주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나 연구원은 "중국 관련주인 카지노, 화장품 업종 주가도 상승세를 시현하는 등 다양한 정책 모멘텀을 갖는 업종 및 종목이 강세를 보이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중소·벤처기업 지원책도 신정부 정책의 일환이나 아직 코스닥으로의 온기가 확산되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코스닥 내 바이오 업종은 아직 R&D 투자, 바이오 특화펀드 등의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지 않은 업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