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마켓인사이트]테슬라 비관론자, 테슬라 주식 또 매도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CEO…트럼프와 머스크의 갈등 '재앙'으로 표현 "테슬라의 사업 위태롭게 만들어"…"스페이스X도 위험에 처할 수 있어"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장기 투자자였으나 현재 테슬라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자산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적인 갈등 표출 이후 자기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을 더 많이 처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버 CEO는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의 다툼에 대해 머스크 CEO에게 ‘재앙’이라고 표현했다.
거버 CEO는 머스크 CEO의 변덕스러운 리더십 스타일과 테슬라 이사회의 무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테슬라 주가는 장중 최대 18%까지 급락한 뒤 일부 손실을 만회해 결국 14.2% 하락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악의 하루 낙폭이었다.
다음날인 6일에는 테슬라 주가가 3.67% 오른 295.14달러(약 40만2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전날 급락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6일 주가는 상승폭이 줄며 300달러선 탈환에 실패했다. 장중에는 7% 이상 반등하며 305.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가총액도 전날 1조달러선 아래로 떨어진 뒤 9506억달러에 마감했다.
거버 CEO는 "테슬라 이사회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무도 테슬라 주주를 보호해주지 않으니 투자자 자기 보호의 유일한 방법은 테슬라 주식 매각"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테슬라 주식을 일부 매도했다"며 "수년째 테슬라 주식을 팔아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팔 것"이라고 덧붙였다.
거버 CEO에게 이번 사건은 테슬라에 대한 노출을 줄일 또 하나의 기회다.
그는 테슬라 초기 투자자였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테슬라의 비즈니스 모델과 머스크 CEO의 리더십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점차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섰다.
거버 CEO는 지난해 8월 약 6000만달러 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매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보유 지분을 축소해왔다.
올해 1분기 거버가와사키의 주식 보유 현황 보고서(13F)에서 약 2만6000주의 테슬라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보유 지분의 10% 정도에 해당한다.
최근 테슬라 주가가 저점 대비 급반등했으나 거버 CEO는 테슬라의 펀더멘털과 머스크 CEO의 리더십에 대해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머스크 CEO의 기업들이 정부 계약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만큼 정부와 협력할 책무가 머스크 CEO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거버 CEO는 이번 다툼이 테슬라에만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머스크 CEO의 다른 기업들, 특히 스페이스X도 타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거버 CEO는 "스페이스X가 세계 정부들, 특히 미 정부의 자금 지원에 거의 100%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화성에 꼭 가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런 점에서 스페이스X는 정치적으로 공격받기 쉬운 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모든 비용을 감당하려 들겠는가. 머스크 CEO의 행동 탓에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절반 가까이 줄었을 것이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