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카드론 잔액 반등…서민 대출 수요 다시 고개

4월 말 기준 42조5005억원…대환대출 증가, 리볼빙·현금서비스는 감소

2025-05-21     최연성 기자
사진=연합뉴스

카드론 잔액이 한 달 만에 반등했다. 부실채권 정리 효과가 끝나자 대출 수요가 다시 불어나고 있다. 특히 현금서비스·리볼빙 등 단기성 상품에서 장기 대출로의 이동이 뚜렷해지며 부채 전이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 등 9개 전업 카드사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500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42조3720억원) 대비 1285억원 증가한 수치다. 카드론 잔액은 지난 2월 42조988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3월 분기 말 회계정산 과정에서 부실채권 상각 등으로 6168억원 줄어든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수치를 통해 잔액이 다시 상승 반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론 잔액 증가와 함께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사에 다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 잔액도 전월 대비 773억원 늘어난 1조453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금리 및 금융접근성이 낮은 차주를 중심으로 차환 수요가 확대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8688억원으로 전달보다 99억원 감소했으며 현금서비스 잔액도 6조5355억원으로 1749억원 줄었다.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달 14.5%로, 전월 14.8%에 비해 0.3%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일부 카드사들이 중금리 대출을 늘리며 금리 스펙트럼을 넓힌 영향으로 보인다. 현금서비스 평균금리는 18.4%, 결제성 리볼빙 평균금리는 17.3%로 전월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잔액이 늘어나는 건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하거나 확대하려는 전략 때문이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 상황에 기인한 것"이라며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소비자들이 급전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카드론으로 수요가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올해 초 카드사로부터 카드론 증가율 목표치를 제출받은 바 있으며 대부분 카드사는 연 3~5% 수준의 관리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카드사들은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중금리 상품 확대 및 리스크 차주에 대한 심사 강화 등 전략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