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CSM 덕분에 괜찮다지만… 손보업계 '신계약 감소' 빨간불
삼성·메리츠·DB·현대 모두 실적 역성장…업계, '유지율 관리'로 무게 중심 이동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5대 손보사 가운데 KB손보를 제외한 모든 보험사의 실적이 역성장했다. 대형 산불, 독감 유행,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 복합 악재가 겹치면서 보험업계의 실적 흐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삼성화재는 1분기 순이익(별도 기준)이 555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8% 감소했으며 메리츠화재는 4625억원으로 5.8% 감소했다. DB손보는 4470억원으로 23.4% 줄었고, 현대해상은 2032억원으로 57.4% 급감했다.
반면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보여주는 보험계약마진(CSM)은 여전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삼성화재의 1분기 말 CSM 잔액은 14조33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89억원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와 DB손보 역시 각각 1조1167억원, 1조286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늘었다.
업계에서는 CSM 증가에도 신계약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보 모두 무·저해지 보험료 인상과 시장 둔화로 1분기 신계약 CSM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702억원으로 20.8% 감소했으며 메리츠화재도 357억원으로 4.2% 줄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험업이 '신계약 경쟁'에서 '유지율 관리' 중심의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CSM 호조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며 중장기적으로 신계약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수익성 유지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CSM 조정 효과와 투자이익 덕분에 이익 체력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무·저해지 보험료 인상으로 신계약 볼륨 자체는 줄어들고 있다"며 "보험업계는 신계약 확보보다는 장기 유지율 관리와 마진 확보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성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